대기업 매출 증가할 때 중소·중견기업 매출도 늘어
반도체 등 경쟁력 있는 대기업 최근 고용 증가 주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대기업의 매출과 수가 늘어날 수록 중소·중견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성장도 대기업이 이끄는 가운데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 규제가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13개 제조업종의 2010~2018년 자료를 기초로 대기업(고용 1000명이상)의 매출 및 기업 수가 중견·중소기업(고용 1000명미만)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매출과 중견·중소기업 매출 사이의 상관계수는 0.481로 1%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서 두터운 옷차림의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기업 수와 중견·중소기업 매출 사이의 상관계수도 0.644로 조사됐다. 상관계수는 두 변수가 연관된 정도를 나타내며 –1 에서 +1 사이의 값을 갖는다.

한경연은 상관관계 분석에 이어 대기업 매출과 기업 수가 중견·중소기업의 매출에 영향을 주는지도 분석했다. 변수들 사이에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이 어느 한 변수가 다른 변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결과 대기업 매출은 중견·중소기업 매출에 영향을 주지만, 중견·중소기업 매출은 대기업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대기업 수와 중견·중소기업 매출은 서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자동차·트레일러 업종의 대기업 매출 또는 기업 수 증가가 업종 내 중견·중소기업의 매출 증가로 연결된다.

실제 자동차·트레일러 대기업의 매출이 2010년 107조1000억원에서 2018년 141조6000억원으로, 기업 수가 19개에서 25개로 각각 1.3배 늘자 중견·중소기업의 매출은 49조1000억원에서 70조6000억원으로 1.4배 증가했다.

한경연은 대기업매출 및 기업 수가 증가할 때 중견·중소기업의 매출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 지 파악하기 위해 회귀분석(한 개 이상의 변수들이 특정변수에 미치는 영향력 정도를 파악하는 통계분석 기법)도 시행했다. 인과관계 분석만으로는 원인변수가 결과변수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귀모형은 대기업 매출액 또는 기업 수와 산업 매출증가율 등의 변수들이 중견·중소기업의 매출을 설명하도록 구성했다. 회귀분석의 계수추정 결과를 살펴보면 대기업매출이 1% 증가하면 중견·중소기업 매출은 단기적으로 0.07%, 장기적으로는 0.27% 증가했다. 대기업 수 1% 증가는, 중견·중소기업 매출 0.43% 증가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수추정치는 모두 1%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경연은 대기업의 매출 및 기업 수가 증가하면 중견·중소기업의 매출도 함께 증가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 성장도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공정위 대규모기업집단 공시자료를 통해 2013~2018년 30대 그룹의 종업원 300인 이상 계열사 종업원수를 분석한 결과 30대 기업의 총 종업원수는 34만5000명(2013년)에서 43만9000명(2018년)으로 9만4000명(2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지만 반도체 등 경쟁우위 분야를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종업원 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전년대비 종업원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 1위는 삼성전자(3536명)였다. 이어 2위 CJ프레시웨이(3060명), 3위 SK하이닉스(2532명), 4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2261명), 5위 LG유플러스(1739명) 순이었다.

최근 5년(2013~2018년)동안 종업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CJ올리브네트웍스로 9626명이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8864명), LG화학(5916명), 현대자동차(5226명), CJ프레시웨이(4848명)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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