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승인이 나서 마음이 좀 놓이네요.”
지난 2일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동에 대한 임시 사용 신청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하자 입점업체 관계자들은 이같이 한목소리를 냈다.
조기 개장을 통해 영업에 돌입하는 임주업체는 모두 1000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그동안 매장 오픈이 늦어지면서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심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승인이 이뤄졌으니 속히 매장을 열어 연말이나 내년 연초에는 매출을 일정 수준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차 있다.
그동안 입점업체들은 매장 인테리어 공사까지 끝내 놓고도 임시 사용 승인이 보류되면서 말 못할 고민을 이어왔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3월부터 모두 완비된 상태에서 서울시의 개장 승인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며 “오픈 지연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지출이 꾸준히 발생해 영업도 하기 전에 너무 큰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점업체의 경우 매장 공사와 관련해 총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갔지만 그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금융권의 압박이 심했다.
특히 대형 매장 입주자들 대부분이 빚을 많이 지고 들어온 경우가 많아 이자나 원금 상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업주는 부도를 당하거나 빚을 갚지 못해 곤경에 처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저층부 임시사용 조건부 승인에 따라 이들 입점업체 상당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신청을 한 지 4개월여 만에 서울시의 승인을 받은 만큼 롯데그룹은 개장일을 하루라도 당기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조건부 승인이 난 이날 롯데그룹은 “롯데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롯데월드몰이 쇼핑, 관광, 문화,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채로운 체험과 여가 생활이 가능한 복합문화시설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월드몰 오픈 시점은 개별 점포 별로 물품과 자재를 입고하고,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는 등 최대한 빨른 시일 안으로 준비해 이달 중 오픈 할 예정이다.
이날 조기개장 승인이 난 건물은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동과 쇼핑몰동, 엔터테인먼트동 등 3개동이며 123층 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월드타워동은 조기개장에서 빠졌다.
에비뉴엘동은 지상 8층, 쇼핑몰동은 7층, 엔터테인먼트동은 8층까지 조기 개장할 수 있다. 에비뉴엘동은 에르메스 등 고가 수입브랜드 200여개 매장이 주를 이룬다. 쇼핑몰동은 H&M과 자라 등 20~3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270여개 패션브랜드를 선보인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6월 제2롯데월드 저층부 판매시설에 대한 임시 사용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지하차도 도로함몰과 동공 발견, 석촌호수 수위 저하 등으로 주민 불안이 논란거리로 부상하자 서울시가 안전점검에 집중하면서 조기개장 여부 결정이 4개월간 연기됐다.
이후 서울시는 지난 2일 제2롯데월드 임시 개장과 관련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점검해 온 △공사장 안전대책 문제 △교통 문제 △석촌호수 관련 대책 문제 △건축물 안전 등 크게 4가지 분야를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을 조건으로 임시 개장 승인을 허용한 것이다.
아울러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임시사용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을 못 받았다.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잠실 일대 싱크홀이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지고 석촌호수 수위 감소 역시 공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는 또 시민안전 확보와 교통 불편 최소화 등 제반 대책이 마련됐고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현 시점에서 승인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