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자회견 "허물 많은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 않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영입인재 2호 원종건 씨는 28일 자신을 둘러싼 미투(me too)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며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미투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다.

원 씨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미투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2호’ 원종건 씨가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 씨는 “저에게 손을 내밀어준 민주당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면서 “제가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부담을 드리는 일이다. 그걸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투 의혹을 제기한 여성에 대해서도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라며 “주장의 진실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 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면서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씨는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을 질문은 받지 않고 퇴장했다. 

앞서 27일 자신을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원 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으로 저를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미투의 증거로원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 캡처와 폭행 피해 사진 등을 함께 게재하면서 “제가 말한 사건들은 증거자료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면 본인의 만행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며 “공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한 사건인데 이대로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투' 불거진 민주당...김성환 비서실장 "둘의 문제이니 사적인 영역" 선 긋기

민주당은 원 씨의 미투 의혹에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이미 안희정 전 충남지사, 정봉주 전 의원, 민병두 의원 등이 미투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특히 민 의원은 원 씨의 영입 직후 본인의 블로그에 ‘나에게 눈을 뜨게 해준 원종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은 현재 비공개 처리됐다.

   
▲ /사진=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블로그 캡쳐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원 씨의 기자회견 직후 폭로 글 사실관계 여부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둘의 문제이니 사적인 영역 아니냐”면서 “공적인 영역은 내려놨으므로 사적인 영역에서 과거 여자친구에게 사과하거나 그런 영역으로 되돌아간 것 아니냐”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원 씨의 탈당 처리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해본 적 없지만 지금 본인이 출마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사전 검증 단계에서 인지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알면 (영입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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