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TF팀 가동 출장 자제령…LG전자, 출장 금지·복귀 명령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현지에 법인이나 공장이 있는 전자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생산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가 하면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시켰다. 또한 현지 공장 직원들에 대한 체온 측정을 하고 출장 중인 직원을 국내로 복귀시키는 등 사태 초기부터 강력한 차단에 나서고 있다.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시안에 반도체공장을 둔 삼성전자는 국내 본사 내에 TF를 구성해 우한 폐렴의 전개상황과 생산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에게 구체적인 공지사항은 물론 공식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 대응을 않겠다는 게 아니라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협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 LG트윈타워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환경안전팀을 통해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날부터 임직원의 우한 출장뿐 아니라 중국 전역 출장을 금지하기로 했다. 당초 LG전자는 중국 출장 자제령을 내렸지만 사태가 커질 조짐을 보이자 아예 중국 출장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출장 금지 기한은 두지 않고 상황에 따라 해제 검토를 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법인에 있는 기존 출장자들은 최대한 빨리 국내 복귀시키기로 했다. 현지 직원들에 대한 가이드는 아직까지는 없다. 

광저우에 공장이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 방문할 때와 방문 전후 문자 신고를 의무화하고 감염 예방 행동 요령을 안내 중이다. 임직원들의 중국 출장도 자제한다. 

우시, 충칭 등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이달 중순 중국사업장을 중심으로 대응 TF를 세우고 위험단계별 대응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구성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소독제 비치, 예방방법 공지, 방역활동을 실시 중이다. 또한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사업장을 출입할 때마다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우한이 포함된 후베이성으로의 출장은 금지했다. 이 밖에 지역으로 불가피하게 출장을 가야할 경우에는 환경안전팀에 신고 후 안전 지침을 받고 출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명절 춘제 기간을 이달 30일까지에서 다음달 2일로 연장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직원 복귀 지연, 공장 중단 등은 없을 것이라고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다만 쑤저우에 있는 삼성전자 가전 공장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쑤저우시는 중국 명절 춘제 연휴 이후에도 이주 근로자들의 공장 복귀를 일주일 늦춰출 것을 각 기업에 지시해 정상 가동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공장을 멈춘 경우는 없지만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발병한 사스는 연간 경제성장률을 0.25%포인트, 2009년 신종플루는 0.1~0.3%포인트,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는 0.2%포인트 하락시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세계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사태가 확대된다면 여러 산업군이 경기 둔화를 보이며 파생적으로 일어나는 간접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일반적인 상황에선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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