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투자은행(IB) 부문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과 같은 업계 선두권 증권사들과 현대차증권 등 중소형 회사들이 작년 한 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최근 달라진 상황 속에서 새 먹거리를 찾지 못한 국내 증권사들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선두권 증권사들이 작년 한 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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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우선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영업이익 7272억원, 당기순이익 66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각각 41.9%, 43.6%씩 급증했으며 매출액도 15조 4560억원을 기록하며 16% 급증했다.
실적 향상에 힘입어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규모는 9조 1900억원대까지 커졌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해외호텔 인수, 네이버파이낸셜 출자,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하며 공격적인 자본 확충 전략을 구사해온 성과가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와 같은 날 실적공시를 낸 NH투자증권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매출액은 11조 5035억원을 기록해 24.5% 증가, 당기순이익은 4764억원으로 31.8% 급증했다. 영업이익 또한 5754억원을 기록해 6.5% 증가한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의 성장세는 최근 달라진 증권사의 수익구조를 잘 반영하고 있다. 트레이딩(운용 및 이자수지)과 IB 부문이 실적 증가를 견인한 모습인데, 특히 트레이딩 부문의 순영업수익(매출액)이 작년 7582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4885억원 대비 무려 55.2%나 급증했다. 아울러 IB 부문의 수수료 수익 역시 작년 2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45.5% 늘어난 모습이다.
특히 인수 및 주선수수료가 전년 대비 72% 급등한 111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한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신규상장(IPO) 불황이었던 작년에도 연간 16건의 IPO를 주관하며 선전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작년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175억원으로 전년보다 13.0% 증가했다. 매출액은 6조 6586억원으로 36.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918억원으로 17.3% 늘어났다.
최근 들어 업계에서 더욱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 6799억원, 당기순이익 5545억원 등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7.3%, 56.1% 증가했으며, 작년 실적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7.9% 증가한 5546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에 기록한 당기순이익 최고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중소형사인 현대차증권도 연간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작년 4분기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공시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0.0%, 130.0%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 984억원, 당기순이익 718억원을 기록해 2018년 최대 실적 갱신 이후 재차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직까지 모든 증권사들이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많은 증권사들이 기록적인 실적을 낸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작년에 ‘효자’ 노릇을 했던 부동산 관련 투자에 대한 당국의 규제 문제, 최근 라임‧알펜루트자산운용 등에서 불거진 소비자 신뢰훼손 문제 등이 올해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국내 증권사들이 실적 면에서 좋은 성적을 내왔지만, 그와 함께 규제의 강도도 계속 세지고 있어 끊임없이 ‘틈새’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올해의 경우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할 경우 순식간에 업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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