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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유럽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2019에서 선보인 '파인피치 LED'. /사진=LG전자 제공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로 주요 전시회 참가를 취소한데 이어 자체 미디어 행사 개최 여부도 고심하고 있다. 행사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이 몰리는 데다 제품을 만져야 하는 과정이 많아 행사를 강행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8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V60 씽큐, G9 씽큐 등 전략 신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려던 LG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닿지 않는 선에서 '넥스트 스텝'을 세울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3월 올해 출시할 TV들을 선보이는 기자간담회 개최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LG전자는 이 자리에서 8K OLED TV를 미디어에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8K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과 경쟁 신호탄을 쏘아올릴 예정이었다. 화면의 베젤(테두리)을 아예 없앤 삼성전자 제품과 LG전자의 면을 돌돌 말아 내리는(롤 다운) TV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20에서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자 사업부 차원에서 미디어 행사 개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자체 행사뿐 아니라 박람회 불참을 줄줄이 선언하고 있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이달 중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0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달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 전시 참가도 취소했다.
LG전자는 세계 무대에서 고객사를 끌어모을 마케팅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ISE의 경우 글로벌 기업간 거래(B2B) 고객사와의 사업 협력, 신제품 소개, 신규 사업기회 발굴 등을 논의하는 기회의 자리다. TV 등 가정용 디스플레이 제품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B2B 시장은 매년 20%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상업용은 제품당 단가가 높은 데다 경기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아 디스플레이 업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2018년 104억달러(약 12조430억원)에서 올해 130억달러(약 15조54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에서 LG전자는 사이니지 관련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며 1위 삼성전자 뒤를 쫓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 불참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란 평가다.
10만명 이상의 참관객이 몰리는 MWC에서는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V60 씽큐’와 ‘G9 씽큐’를 발표할 계획을 세웠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MC사업본부)는 지난해 영업손실 1조100억원을 냈다.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개화가 기대됨에 따라 MWC에서 참가 기업 중 유일하게 신제품을 공개하며 반등을 벼르고 있었지만 이 역시 연기되며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 자리를 가질 것으로 기대됐던 이연모 MC사업본부 부사장의 글로벌 데뷔전도 함께 무산됐다.
LG전자는 지역별 거래선과 개별적으로 미팅을 하거나 현지에서 출시 행사를 갖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행사에서 제품을 직접 만지는 과정이 많아 진행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결정했다"며 "현재로서는 업계 전체가 자중해야 할 시기여서 넥스트 스텝이 정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다시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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