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을 처음 알렸다가 중국 정부로부터 괴담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리원량이 결국 신종코로나에 감염돼 투병중 세상을 떠나며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더욱이 리원량은 임신한 아내와 아들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시중심병원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씨. /사진=리원량 웨이보
지난 1일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오늘 핵산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드디어 결과가 나왔다. 확진이다"는 짤막한 글을 남긴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46만 명이 이 게시물 밑에 쾌유를 기원하는 댓글을 달았지만, 우한중심병원 의사 리원량은 현지시간 7일 새벽 34세의 나이로 끝내 사망했다. 웨이보 이용자들과 중국 일부 언론은 그를 '영웅'이라고 칭했다.

'#의사 리원량 사망#'은 웨이보의 인기검색 화제에 올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온 힘으로 우리를 보호해주려 한 당신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됐고 지난달 10일쯤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인 뒤 입원한 바 있다.

리원량은 회복하면 최전선에서 다시 환자를 돌보겠다는 뜻을 밝히며 투병중에도 환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리원량의 이름에 있는 '밝을 량'자를 사용해 "2020년 가장 밝은 별이 졌다"면서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리원량은 처음 신종코로나를 알리고 중국당국에 반성문을 쓰고 풀려난 바 있다. 이에 그의 경고는 뒤늦게 재평가받았다.

쩡광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리원량을 포함해 유언비어 유포로 처벌받은 8명을 삼국지의 제갈량에 비유하며 "존경할만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중국이 사태 초기 전염병 예방·통제에 전력을 다하기보다는 사회 안정을 우선시하다 황금 방역기를 놓쳐 지금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많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30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증세가 있는 환자 보고서를 입수해 이를 대학 동창들의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습니다.

그는 12월31일 새벽 1시에 우한 위생건강위원회에 불려가 발병 소식의 출처를 추궁당했다.

우한 경찰은 새해 첫날 리원량의 경고를 유언비어로 몰렸고 '훈계서'에 서명까지 해야 했다.

리원량은 이후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4주 가까이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리원량의 부인은 임신 중인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