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 지속…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겹쳐
공급과잉 해소·전기차배터리·소재부문 등에 기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겹치면서 석유화학부문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관련 일회성 비용 탓에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으며, 3분기 1863억원의 흑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실적도 4분기 73억원까지 떨어졌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부문도 스프레드 약세의 영향으로 2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SKC 역시 원가 상승 등의 이유로 전년 대비 흑자폭이 소폭 감소했다.

또한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2월 첫째주 에틸렌 가격은 납사값 약세 및 중국발 수요 부진 등으로 전주 대비 6.3% 낮아졌다. 같은 기간 프로필렌(-9.2%), 부타디엔(-6.5%), 벤젠(-1.4%), 톨루엔(-8.8%) 등 주요 제품 가격도 인하됐다.

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수요 급감이 생산 차질로 번지면서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끼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수요에서 중국의 비중은 43%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의 수출에서 중국과 홍콩이 지난해 기준 45%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국 생산 차질로 금호석유화학의 주력제품인 NB라텍스와 효성티앤씨 등의 스판덱스를 비롯한 품목이 반사이익을 얻겠으나, 당분간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그러나 주요 업체들의 가동률 하향 조정 및 정기보수 집중 등으로 추가적인 시황 악화를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품목의 수익성이 반등할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부터는 성적표가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파라자일렌(PX)의 경우 올해 중으로 예정된 테레프탈산(PTA) 설비 증설 및 공급과잉 해소에 따른 수급 밸런스 개선이 점쳐지고 있으며, 벤젠도 공급 감소에 의한 스프레드(마진) 회복이 기대되는 품목으로 꼽힌다.

주요 경쟁사의 정기보수와 원재료 가격 안정 및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염화비닐(PVC)을 비롯한 다운스트림 제품의 호조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업체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부문도 유럽향 전기차배터리 수요 확대 및 현지공장 수율 안정화에 힘입어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으며, 분리막사업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밖에도 △탄소섬유와 아라미드섬유를 비롯한 슈퍼섬유 시장규모 확대 △롯데케미칼 미국 루이지애나 공장의 원가경쟁력 △SKC의 KCFT 인수효과 △효성화학의 폴리케톤 판매 증가 등이 언급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주요 시장의 수요 위축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울산·여수·대산단지 등에 총 17조원 규모의 신·증설을 단행하는 등 '규모의 경제' 강화 및 고부가 제품 개발을 통해 난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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