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이두용 감독 ‘물레야 물레야’로 본격 시작...임권택, 박찬욱, 이창동, 김기덕 등 성과
   
▲ 사진= 영화 '기생충' 메인 포스터 [사진=미디어펜DB]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 그랑프리에 이어 아카데미영화제(오스카)에서도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쾌거와 관련, 그동안 한국영화의 지난하면서도 꾸준했던 글로벌시장 도전사가 주목받고 있다.

1960~1970년대에도 한국영화는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권 영화시장에서는 제법 성과를 내고 있었지만, 영화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에서는 '영화의 불모지' 취급을 받고 있었다.

이런 한국영화가 유럽의 3대 영화제(칸, 베네치아, 베를린)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돼, '특별부문상'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그로부터 15년 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첫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고, 같은 해 송일곤 감독은 단편영화 '수풍'으로 국내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드디어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아 메이저 수상에 성공했으며,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획득했고, 배우 전도연은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차지, '칸의 여왕'이 됐다.

박찬욱 감독은 다시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이 '시(詩)'로 각본상을, 그해 홍상수 감독은 '하하하'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2013년에는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됐다.

다른 유럽의 양대 영화제도 꾸준한 공략대상이었다.

1987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2002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이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2004년 베를린 영화제에서는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차지했다.

김기덕 감독은 또 2012년 베네치아 영화에선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유독 오스카상은 유럽 영화제와 달리, 우리와 인연이 멀었다.

한국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이 '사랑방손님과 어머니'로 처음 노크를 한 이래 거의 매년 문을 두드렸으나, 수상은 커녕 후보에 오른 적조차 전혀 없어, 비영어권 영화에 대한 '높은 장벽'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이번에 일거에 봉준호 감독의 4관왕 '쾌거'는 오스카가 '백인들만의 잔치'라는 고정관념을 일거에 무너뜨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는 "영화 기생충의 성과는 한국영화가 그간 해외시장에 끈질기게 도전하고, 꾸준히 이뤄낸 결과물에 대한 평판과 유.무형 네트워크, 그리고 봉준호 감독 개인의 역량과 명성이 결합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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