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최근 12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히며 ‘업계 10위권’ 진입을 위한 행동을 구체화했다. 현대차증권과 하이투자증권 역시 자본확충에 나선 상태라 중소형 증권사들의 ‘덩치싸움’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규모 기준 업계 22위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 자본확충 속도를 높였다. 이베스트 측은 지난 6일 이사회에서 1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증자 배정 대상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주식회사 베스트솔루션제1차, 베스트솔루션제2차로 각각 400억원, 800억원어치의 전환우선주(CPS)를 보유할 예정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사회에서 결정된 발행신주는 1154만 1790주이며, 발행일로부터 3년째인 오는 2023년 2월 15일부터 2050년 2월15일까지 전환 청구를 할 수 있다. 발행가액은 1만397원으로 기준 주가(5198.6원) 대비 100% 할증된 수준이다. 납입일은 오는 14일로 정해졌다. 

이번 증자는 김원규 대표가 작년 3월 취임하면서 내건 ‘업계 10위권 진입’ 목표와 일맥상통한다. 김 대표는 작년 취임사에서 기업금융(IB) 부문 강화 노력 의지를 드러내면서 자기자본을 1조원으로 늘리고 업계 10위권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천명한바 있다. 이번 증자를 결정하면서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자기자본 확대 및 영업력 강화’를 이유로 내세웠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증자 움직임은 최근 중소형사들 가운데서 가열된 ‘덩치싸움’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작년 한화투자증권은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기자본 1조원대로 등극한바 있다. 이후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잇따라 대거 자본 확충에 돌입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1월 1036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에 나섰다.  RCPS는 의결권은 없지만 약속한 시기가 되면 발행회사에서 상환을 받거나, 발행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의미한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인해 현대차증권은 자본총계가 약 9841억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작년 연결기준 연간 순이익 719억원을 달성하면서 자본규모 1조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1000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했다. 아울러 주주배정 방식으로 1175억원 규모의 보통주 발행도 병행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총 2175억원 수준으로 오는 2월 말경에는 자본총계가 1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사들이 자본확충에 나선 데에는 최근 들어 대형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군을 형성하며 군웅할거 식의 업계 판도를 형성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추구하는 모습이 중소형사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라면서 “특히 최근 각광받는 IB, 트레이딩, 자기자본투자(PI) 등의 업무는 규모가 클수록 유리한 만큼 당분간 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