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마이웨이'에서 박재란이 시련으로 가득한 인생사를 되돌아봤다.

12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1960~70년대를 수놓은 가수 박재란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올해로 데뷔 64년 차를 맞은 박재란은 '산 너머 남촌에는', '왜 몰라요' 등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시키며 일찌감치 국민가수 반열에 올랐다. 그가 착용하는 미니스커트와 유리구두 등 패션 아이템은 매번 화제였고, 패션 디자이너 故 앙드레 김은 박재란에게 의상을 선물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상의 자리에서 돌연 결혼을 발표했고, 행복한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남편의 사업 실패와 외도 등의 이유로 힘겹게 이혼을 결정하고 미국 길에 오르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전 남편의 반대로 두 딸을 한국에 남겨두고 낯선 타지에서 생활하던 박재란은 그 곳에서도 친한 지인에게 억대의 사기를 당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박재란은 "미국에서 죽으려고 했다. 되는 것이 없었으니까. '내가 살면 뭐 하나' (싶더라)"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딸을 향한 그리움과 무대에 대한 간절함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

미국으로 떠난 뒤 딸들의 소식을 듣지 못한 박재란은 귀국 후 한 신문을 통해서 둘째 딸의 가수 데뷔 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노래 '한 번만 더'를 부른 故 박성신이 그의 둘째 딸이다. 박재란이 두 딸 앞에 선뜻 나서기 힘들었을 때 현미가 나서 두 딸에게 엄마 박재란의 사정을 설명해줬다. 현미는 "'너희 엄마 절대 죄 없다, 엄마 오해하지 마' 그랬더니 딸들이 '그랬군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하더라"라며 박재란과 만난 자리에서 뒷이야기를 전했다.

하지만 두 딸 중 유달리 엄마 박재란을 많이 닮았다는 박성신은 "엄마처럼 훌륭한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2014년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마주해야 했던 딸의 죽음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박재란은 딸의 부고를 접한 당시에 대해 "대전에서 사위에게 전화가 왔다. 갑자기 쓰러져서 사망했다고 하더라. 전 대전 장례식장에 가서 기절했다"고 회상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모든 장례 절차가 끝난 후였다. 딸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 박재란은 "사위가 연락 안 하고 (딸 묘지를) 안 알려준 것도 제가 기절할 정도로 계속 아파할까 그런 것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한 번은 비가 쏟아지는데, 딸이 너무 보고 싶더라. 차 운전대를 잡고 딸의 이름을 불렀다.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나. 딸의 이름을 부른 뒤 제 가슴으로 '엄마, 울지 마', '나 여기 정말 좋고 행복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더라"라며 딸을 향한 그리움을 전해 안방극장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마이웨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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