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6곳은 코로나19로 경영 부담 토로
장기화 시 자동차 중심 매출·수출 악영향 확대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코로나19로 시름하는 재계가 사태 장기화를 걱정하고 있다. 매출과 수출에 악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특히 자동차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1.8%이 이번 사태가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에 대한 걱정이 크다. 과거 사스(2002년 11월~2003년 7월·9개월), 메르스(2015년 5~12월·8개월)와 같이 코로나19의 여파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매출과 수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기업들의 연간 매출액과 수출액은 각각 8.0%, 9.1%씩 감소하고, 대중국 수출액은 12.7%가 줄 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업종별 매출 감소율은 △자동차-13.9% △자동차부품 –12.8% △석유제품 –12.4% △일반기계 –11.0% △섬유류 -10.8% 순으로 관측됐다. 수출액 감소율은 △석유제품 –17.8% △자동차 –14.5% △일반기계 –11.6% △자동차부품 –11.0% 순으로 예상됐다.

   
▲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해·산둥반도와 같은 중국 동부해안 항구까지 운송하는데만 2주 이상이 걸린다. 생산이 재개된다 해도 운송과 수출이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장 생산설비를 옮길 수도 없으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내에 진정된다고 해도 기업들은 경영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경우에도 국내 대기업의 올해 매출과 수출액은 각각 평균 3.3%,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마트폰 제품 제조사 관계자는 "사스·메르스 사태 때도 생산라인이 멈춘 적은 없었다"며 "국내 대체생산도 고려하고 있지만 단가 차이가 커 실행에 옮기긴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기업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현지 출장 자제 △현지 방역활동 강화 △임직원 국내 소환 등 기본적인 대책만을 마련하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대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에서는 돌발적 전염병 발생이 기업 경영에 상수가 된 만큼 기업은 평소 전염병 발생에 대비한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삼성·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며 상생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도 수출·통관 지원 강화, 자금지원 및 융자 확대 등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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