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사람이 좋다'에서 영기가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고백, 안방극장을 울렸다.
18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이하 '사람이 좋다')에서는 개그맨 출신 가수 영기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멀끔한 외모에 훤칠한 키, 맛깔나는 무대 매너와 유머 감각까지 겸비해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영기. 신인인 줄 알았던 그는 어느덧 데뷔 13년 차 연예인이다. MBC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연이은 프로그램 폐지에 그가 설 자리는 점차 사라졌고, 그런 영기에게 다시 오지 않을 기회가 찾아왔다.
영기는 개그맨 시절부터 인정받은 노래 실력으로 대한민국의 트로트 열풍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마침내, 개수(개그맨+가수)라는 명칭과 함께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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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MBC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
재치 있는 입담과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항상 주변을 웃게 만드는 영기. 그러나 그 모습 뒤엔 남모를 아픔이 있었다. 길고 긴 무명생활로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던 것. 적은 수입으로 원룸 월세조차 내기 빠듯했던 그는 불규칙한 생활과 식습관으로 점차 건강이 악화됐다. 게다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나머지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배가 아파서 변을 보러 화장실에 갔어요. 그런데 냄새가 이상해요. 그래서 변기를 봤더니 다 피더라고요. 이게 뭐지? 신호가 오죠. 화장실에 가요. 변을 봐요. 다 피에요. 열 번 정도 다 피만 나왔어요. 열 번째에는 화장실에서 쓰러졌죠. 어지러워서."
지난해 8월 심각한 혈변으로 생명이 위급한 응급 상황까지 갔던 영기는 소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의 병명은 크론병. 매일 많은 양의 약을 복용하고, 평생을 관리하며 살아야 하는 불치병이다. 암담한 현실에 좌절할 법도 한데, 운이 좋은 거라며 웃어 보였다.
영기는 "크론병은 완치가 없고 유지를 하는 게 최선이라서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며 "가족과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관리해서 염증 수치를 잘 유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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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MBC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
영기의 아버지는 폭력을 일삼던 알코올 중독자였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될 만큼 어려웠던 집안 형편에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했던 형. 힘들었던 시기를 함께 견뎠기에 더욱더 애틋해진 가족이다.
지금은 각자의 생활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 있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응원하고 아끼는 세 사람. 긴 무명생활을 끝내고 드디어 빛을 보는 막내아들이 자랑스러운 어머니는 TV에 출연하는 아들 칭찬에 입이 마를 지경이다. 영기는 그런 엄마를 보며 다시 한 번 성공을 다짐했다.
"제가 성공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엄마니까. 엄마가 너무 누리지 못하고 살아왔으니까. 브랜드 아파트, 거실 소파 있는 집에 한 번쯤은 살아보고 돌아가셔야 할 거 아니에요. 그걸 해드려야죠, 제가."
'사람이 좋다'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 유명인들의 비결과 숨겨진 이야기, 자신만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가는 별난 인생들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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