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3040 내세워 정치권 투입 시동 거나

정치 신인 쓰고 버릴 용도 아니다...'정치 거목' 키워줘야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총선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인적 쇄신’과 ‘새대 교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의 주도로 젊고 유능한 인재영입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래통합당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년 앞세우기’가 또다시 노회한 정치 세력의 정치 복귀용 ‘포장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 17일 공식 출범하며 ‘젊은 피’ 수혈을 전면 앞세웠다. 출범식 전날은 박형준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 공동위원장과 정병국 전 새로운보수당 의원 주최로 기자회견을 열고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보수’ 등 3개의 청년 정당 합류를 발표하기도 했다.

출범 당일에는 ‘청년 우파’를 표방한 ‘자유의새벽당’의 전 대표 박결 씨가 통합당 합류와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성 정치인들의 정당 복귀 또는 합당의 면피로 내세우는 고질적인 ‘청년 명분’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지난 17일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여러 청년 정당이 합류했다./사진=미래통합당

가령 브랜드뉴파티(대표 조성은)는 통합당 출범 일주일 전인 지난 9일에 창당된 정당이다. 정치권에서는 ‘젊다’는 이유 하나로 검증 없이 ‘너무 급조하게’ 성사된 합당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일각에선 통합당 출범 직전 ‘구색 맞추기용’으로 만들어진 ‘청년 정당’ 같다는 다소 조롱 섞인 의혹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도로 새누리당’ 혹은 새보수당 의원들을 향해 ‘돌아온 탕아’라고 일컫는 등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정치진영으로는 과거 진보·중도세력까지 흡수하고, 연령대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등의 포장을 했지만 결국 기성 정치인들의 복당용, 정치 복귀용 이벤트에 불과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젊은 세대’를 앞세워 정당 복귀에 시동을 거는 정치인 또는 세력은 비단 통합당만의 일은 아니다.

선거철의 ‘단골’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80)도 최근 잦은 언론사 인터뷰에서 한국의 정치 갈증을 풀어줄 방법으로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이라고 꼽았다.

김 전 대표는 “기존 정당으로는 문제해결이 안 된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같은 젊고 유능한 새 정치인이 나타나야 한다”며 “그런데 아직 주목할 만한 정치인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3040세대 주도의 실용 정당을 표방한 ‘시대전환’에 대해 지지하고 나선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들 주도의 제3정당을 ‘대안’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통합당이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때 김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투입할 가능성도 “아주 제로는 아니다”라며 점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청년의 얼굴’을 앞세우는 명분으로 김 전 대표가 ‘구원투수’로 투입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줄 땐 “한 번 쓰고 버릴 용도가 아닌 당에서 실제 경험을 쌓게 키워줘야 한다”는 제언이다.

가령 여의도에서 국회의원실 비서직부터 보좌관까지 정치 경력을 확실히 쌓았거나 또는 능력이 검증된 청년과 정치 신인을 이제는 ‘정치 거목’으로 키워주는 당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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