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진입 장벽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문턱 높아

낙선 두려워 말고 거물급과 경쟁 붙이는 노력 필요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말 청년정치인을 키우고 싶다면 1회용으로 쓰고 버릴 게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줘야될 거 아니냐.”  

최근 ‘미디어펜’과 만난 미래통합당의 한 관계자의 말이다. 4·15 총선을 앞두고 청년들을 위해 ‘진입 장벽’을 많이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문턱조차 높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미래통합당은 출범 전 자유한국당 당시부터 청년층 끌어안기에 힘을 쏟아왔다. 여기에는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2030세대들이 ‘조국 사태’를 계기로 중도층으로 돌아섰다는 배경도 깔려있다.

청년층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공천제도에도 일정 부분 녹아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역구 경선에 출마한 청년을 위해 34세 미만 정치신인 기준으로 최대 20점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이인실 여론조사소위원장은 “굉장히 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형식은 통합당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최고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제공
통합당 출범 이후 청년층의 영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진보진영에서 활동하던 조성은 대표가 창당한 청년 정당 ‘브랜드뉴파티’와 함께 ‘같이오름’, ‘젊은보수’, 그리고 박결 전 자유의새벽당 대표가 합류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회’다. 수도권에 출마한 한 청년 예비후보는 ‘미디어펜’과 만나 “출마를 선언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공천”이라면서 “최악의 경우는 전략공천지역 선정돼 경선을 뛸 기회조차 사라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청년 예비후보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할 때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큰 결심이었다”면서 “당당하게 경선을 통과해 이준석, 손수조처럼 본선 무대에서 상대 후보와 한번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수조·이준석’은 새누리당의 ‘영건(Young gun)’을 대표하는 인사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손수조 부산사상구당협위원장은 대권주자였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면으로 붙었다. 손 위원장은 “문 후보는 총선이 끝나도 사상구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떠날 것인지를 먼저 밝히라”며 거침 없는 공세를 펼쳤고, 비록 패했지만 43.76%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박근혜 키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혁신위원장을 맡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이후 방송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대 총선에서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맞붙었다. 결과적으로 패배했지만 이후 꾸준히 정치권에서 행보를 이어가며 새로운보수당 출신 중에서는 유일하게 통합당 지도부에 합류했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당시 문재인과 안철수라는 대권주자들과 맞붙은 경험은 이준석, 손수조 두 사람의 정치경력에서 가장 크게 기록될 사안”이라며 “소위 말하는 의미 있는 패배”라고 평가했다.

21대 총선에서도 ‘제2의 손수조·이준석’이 탄생할 무대는 마련됐다. 일찌감치 거물급 인사와 대결을 예고한 청년 예비후보자도 나타났다.

   
▲ 백경훈 청사진 대표./사진=미디어펜
한국당의 1차 영입인재인 백경훈 청사진 대표는 경기 고양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백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호하는 심 대표를 정면으로 심판하겠다”며 “심 대표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포시 갑에 출마를 선언한 박진호 예비후보는 지난 2014년에 새누리당에 입당해 지역당의 ‘바닥정치’부터 시작했다. 2015년부터 새누리당 대학생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2018년 1월 한국당 전국 최연소 당협위원장에 선발돼 화제를 모은 젊은 청년 정치인이다. 민주당은 해당 지역에 경남 양산으로 떠난 김두관 의원을 대신해 김주영 전 한국노총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경기 의왕·과천에 출마한 한승주 예비후보는 제19·20대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을 보좌하며 입법, 예·결산, 정책 등 다양한 실무 역량을 쌓았으며, 민선 6기에서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를 보좌하며 지방행정의 경험도 쌓았다. 민주당이 해당 지역의 현역 의원인 신창현 의원을 컷오프함에 따라 ‘승리하기 위한 후보’의 공천이 예상된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청년 예비후보들이 경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그런 룰이 필요하다”면서 “무작정 경선을 하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동등한 기회를 줄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