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외곽 지역 풍선효과?
   
▲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수용성, 노도강, 마용성, 김부검, 안시성, 오동평…’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주목받는 지역을 묶어 부르는 축약어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 흐름에 따른 자연 발생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런 용어가 해당 지역의 투자심리를 더욱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일 수원, 용인, 성남 일대를 일컫는 ‘수용성’의 집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추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하고 수원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시켰다. 수용성은 정부가 서울 집값을 누르며 생긴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주목을 받으며 이름 붙여졌다. 

수용성 이전에는 ‘마용성’, ‘노도강’이 있었다. 마포‧용산‧성동을 일컫는 마용성과 노원‧도봉‧강북을 부르는 노도강은 과거 부동산 투자의 키워드로 꼽히곤 했다. 이들은 정부의 서울 강남 부동산  규제로 주목받은 비강남 지역이다. 마용성의 경우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5.32%)에 비해 마포(17.35%), 용산(17.98%), 성동(15,71%) 모두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노도강도 지난달 강북구 '래미안트리베라2차' 전용 84㎡이 7억4500만원에, 도옵구 '북한산아이파크' 같은 면적이 7억7000만원에 거래 되는 등 최근까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자 투자자들이 경기 지역으로 관심을 돌리며 ‘김부검(김포‧부천‧검단)’, ‘오동평(오산‧동탄‧평택)’,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 ‘안시성(안양‧시흥‧화성)’ 등의 축약어가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20일 부동산 대책에 대한 풍선효과의 후보지로 꼽힌다. 

과거에는 부동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개발주체가 직접 부동산 지역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신동탄’의 경우 동탄2신도시 지역을 분양하면서 관계자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다. 반면, 최근 우후죽순 등장한 축약어에 대해서는 현정부 부동산 정책의 부수물로 시장의 흐름을 반영해 자연 발생했다는 업계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 못지 않게 입지가 괜찮고 교통‧개발 호재가 이어진 외곽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정부의 핀셋 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부동산 투자자나 수요자들에게 관심 받는 특정 지역이 SNS 등로 자주 언급이 되면서 약어 형태로 변하는 통상적으로 현상"이라며 "참여정부 때도 강남의 부동산을 잡기 위해 집값이 폭등한 일곱 곳을 버블세븐이라고 묶어서 표현하기도 했고 최근 신축한 아파트 중 이름이 긴 단지를 '아리팍(아크로 리버파크)', '고래힐(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라고 축약하는 등 부동산 용어의 한 형태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함 랩장은 "축약어를 씀으로서 심리적 편향이 생길 수 있다"며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들은 축약어가 붙여지면서 많이 회자가 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투자나 수요, 거래 등이 더 활발해지고 또 다시 집값이 오르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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