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IMF 땐 박세리 있었는데…코로나로 쌓인 울분, 누가 위로해주지
석명 부국장
2020-02-28 11:47

[미디어펜=석명 기자] IMF 사태로 국가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고 대다수 국민들이 힘들 삶에 지쳐 있을 때인 1998년, 멀리 미국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당시 21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이었던 박세리가 메이저대회인 US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냥 쉽게 거둔 우승이 아니었다. 위기의 순간,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 어려운 샷을 성공시킨 끝에 감격적인 우승을 했다.


박세리가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갈 때 드러난 하얀 발. 땡볕 아래 고된 훈련을 하느라 까맣게 그을린 다리 피부와 비교됐던 그 하얀 발이 전했던 감동. IMF 사태로 고된 삶을 살던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박세리의 발에서 '절망 속 희망'을 봤다. 힘을 얻었고,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했으며, 건국 이래 최대 경제 위기라던 IMF 사태를 끝내 극복해냈다.


   
사진=LPGA.COM 영상 캡처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이 신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이 무시무시한 전염병으로 벌써 2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다. 


공포감이 확산됐고, 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이 된 특정 종교단체에 대한 원성이 커졌다. 국민들 안전보다 바이러스 발생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최소한의 방어제인 마스크조차 제대로 살 수 없게 방치한 정부의 한심함과 무능함을 탓하는 목소리가 높고 크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울분이 치솟는 어두운 소식만 넘쳐난다. 이럴 때일수록 많은 국민들을 그나마 한숨 돌리게 만들고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스포츠와 연예계다.


하지만 스포츠계도 연예계도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참 시즌이 진행중이던 대표적인 겨울철 프로스포츠 농구와 배구는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으며, 프로축구 개막은 연기됐다. 프로야구도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됐으며 정규시즌 개막 연기가 검토되고 있다. 국내 스포츠뿐 아니라 월드컵 축구 예선전, 올림픽 각 종목 예선전 같은 다른 국가와 경기 일정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연예계 사정도 비슷하다. 가수들의 콘서트나 팬미팅, 뮤지컬 등이 줄줄이 취소됐다. 영화관은 텅텅 비었다. 방송 채널을 돌리다 보면 코로나19 관련 소식이 넘쳐나고,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방송 도중 '긴급 속보' 자막이 떠 또 가슴 철렁하게 만든다.


코로나19 관련 기관 종사자, 의료진의 노고는 눈물겨울 정도다. '니탓 내탓' 싸움만 하는 정치인, 마스크 사재기로 폭리나 노리는 몰염치한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서로 걱정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며 이 국가적 재난을 이겨보자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다만, 얼마나 걸릴지, 얼마나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인지 몰라 답답하다.


IMF 극복의 하나의 상징이 됐던 박세리. 코로나19 사태로 신음하는 대한민국을 위로해줄 '2020년판 박세리'는 없을까.


영웅이 나타나기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혼자가 힘들면 힘을 모으면 된다. 가장 피해가 큰 대구로 의료 지원에 나선 의사, 간호사와 자원봉사자들 얘기가 감동을 준다. 많은 스타들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선한 영향력의 힘은 위대하고 그 울림은 묵직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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