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온 1월 20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 '뚝'
대면접촉 기피 현상에 공인중개사사무소 역시 '찬바람'
   
▲ 지난달 서울서 문을 연 한 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모형도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중(코로나19) 확진자수가 4000명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최근 ‘로또 청약’ 등의 열기로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분양이 연기되는가 하면 공인중개사사무소들에도 손님이 뚝 끊겼다. 서울 아파트 거래 역시 급감하는 양상이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2월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3237건을 기록했다. 전달인 1월(5807건) 대비 44.2% 줄어든 수치다.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1만1518건)과 11월(1만1493건) 1만건을 넘기는 등 정점을 찍었다. 이후 지난해 12월(9588건)부터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1만923건에서 올 2월 6131건으로 43.8%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국내 첫 확진자 발생일인 지난 1월 20일 이후부터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는 추세다. 

공인중개사사무소 역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업체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라며 “거리에도 사람이 없고 한산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간혹 손님이 온다고 해도 집을 내놓은 사람들 역시 외부인들의 방문을 꺼려하는 눈치”라며 “전기세, 인건비 등을 따지면 그냥 며칠 쉬는 게 나을 거 같아 당분간 문을 닫을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단위 방문객이 많은 데다 직접 대면 상담이 주를 이루는 부동산업 특성상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중론이다. 

실제 관악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나면서 불안감 역시 확산되고 있다. 

대전 유성구의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 50대 부부가 지난달 19일 서울로 올라와 관악구의 A공인중개사사무소를 방문했다. 딸이 거주할 집을 보기 위한 상담을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밀접 접촉한 A공인중개사사무소 실무자인 60대 여성은 같은 달 25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가 분양시장에까지 직격탄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분양시장 성수기로 꼽히는 3~4월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4212명(2일 오전 기준)을 훌쩍 넘어서면서 견본주택 등을 여는 게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물론 일부 단지의 경우 사이버 견본주택 등을 운영하며 직접 관람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수억원짜리 집을 사는데 인터넷으로만 보는 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방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과는 분위기가 다른 만큼 사이버 견본주택 운영만으로는 분양 성공을 이루기 어렵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분양 시장에서는 일정 연기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서 3월 분양 예정이던 ‘동탄역 헤리엇’은 분양 일정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화성시로부터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활용하거나 분양 일정을 늦춰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받아서다. 견본주택을 개관할 경우, 대규모 인원이 몰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높다는 게 이유다.

이 밖에 이달 분양을 계획했던 ‘힐스테이트 도원’, ‘거제2구역 래미안’ 등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정 연기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월 청약 시스템 이관 작업으로 분양시장이 셧다운 됐었는데 2월은 코로나19로 다시금 빙하기를 맞았다”라며 “대면접촉 기피를 불러온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지면서 당분간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여기에 4월 총선까지 겹치면서 5월까지 공급이 밀릴 수도 있다”라며 “총선 전에는 온 국민의 관심사가 총선에 쏠리기 때문에 분양을 피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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