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렘데시비르' 이달부터 다국가 임상 진행
"약품 상용화까지 임상에서 소요하는 시간이 관건"
   
▲ 사진=픽사베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바이오 업계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바이오사 중에선 셀트리온이 가장 먼저 개발에 착수했으며, 글로벌 바이오사 길리어드는 이달 중 임상3상에 진입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국내 한 의료기관의 협조로 확진자 혈액을 1차로 공급받아 '코로나19' 신약물질 개발에 나섰다. 해당 혈액을 분석해 항체 검출에 성공한 이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백신 물질 개발 이후 임상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면서 "임상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은 어느정도 걸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셀트리온이 보유한 메르스 치료제 물질인 'CT-P38'의 중국 임상시험 계획은 무산됐다. 셀트리온은 "중국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CT-P38 물질을 보냈는데, 현지 상황도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테스트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8년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중화활성을 갖는 결합 분자로 'CT-P38'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셀트리온은 해당 물질이 같은 바이러스 계열인 코로나19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 당국과 공동으로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등 신종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개발 플랫폼 기술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국책과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 공고에 지원했다. 회사는 앞으로 개발할 신종 바이러스 백신의 생산, 공급, 상업화 과정을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업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된 이후부터가 문제"라며 "긴급임상허가 신청을 해도 임상 3상까지 과정을 거치는데 통상적으로 10년이 걸린다. 상용화 됐을 땐 유행이 지나거나 또다른 신종 바이러스가 등장해 무용지물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3년 유행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백신 개발까지 20개월이 걸렸으며 지까지 임상시험을 끝내지 못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는 국내 제약사와는 개발부터 임상에 착수하는 속도가 사뭇 다르다.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 '타미플루'와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비리어드' 등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 길리언드사이언스는 이달부터 코로나19 신약물질인 '렘데시비르' 다국가 임상3상을 시작한다. 한국도 임상국가에 포함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물질의 임상시험에 대한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와 마르부르크 바이러스 감염증 등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광범위 항바이러스제이다. 지금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동물실험에서 중동 호흡기 증후군과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에 효과가 입증됐다.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송환한 미국인이 렘데시비르 첫번째 피험자가 될 예정이다. 임상시험은 개발이 진행 중인 다른 약물들의 효능을 평가하는 내용이 추가될 수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피험자들이 충원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D) 측은 설명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오는 4월 말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현재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로 보내 임상허가를 기다리는 상태다. 임상시험에서는 백신을 두 차례 투약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반응을 확인하게 되며, 그 결과는 오는 7~8월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는 지난달 28일 중국의 글로벌 임상 단계 생명공학기업 클로버 바이오파마슈티컬스와 단백질 기반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COVID-19 S-트라이머(S-Trimer)'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GSK는 클로버에 자사의 판데믹 항원보강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클로버는 중국 최대 규모이자 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급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을 이용, 시설을 확충하고 대량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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