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이현세 화백이 42년의 만화가 인생을 되돌아봤다.

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배철수 잼(Jam)'에서는 80~90년대 '까치 신드롬'을 일으킨 이현세 화백이 출연했다.

이날 '배철수 잼'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어머, 이건 사야 해" 엄지 짤방의 원조가 이현세 화백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과거 '까치 아빠'라 불릴 만큼 뜨거웠던 이현세 화백의 인기가 입증됐다. 한국 장편 만화의 시초이자 그의 대표작인 '공포의 외인구단'은 출간 당시 넘치는 인기를 감당하기 위해 만화방에서 책을 사 등분으로 나눠 대여를 해줄 정도였다고.

또한 이현세 화백은 전성기 시절 만화책 4권을 그리면 아파트 한 채 값을 벌었다며 상상 초월 몸값을 자랑,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당시 강남 지역 아파트에 재테크를 하자는 아내의 제안을 거절한 탓에 지금도 집에서 반성 모드를 유지 중이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 마음속, 머릿속에 있던 세상살이를 만화로 마구 쏟아냈다"며 돈보다 만화에 푹 빠져 있었던 만화가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국민 캐릭터 까치의 탄생 비화도 공개됐다. 이현세 화백은 청춘을 대변하던 반항적인 캐릭터 까치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아내의 내조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1979년 출간된 '최후의 곡예사'를 작업할 당시 마음에 들지 않아 찢었던 원고를 만삭의 아내가 하나하나 다림질한 덕분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고.


   
▲ 사진=MBC '배철수 잼' 방송 캡처


개봉 당시 한국 영화 흥행 성적 1위를 기록한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의 캐스팅 비하인드도 밝혔다. 이현세 화백은 영화 '무릎과 무릎 사이', '어우동' 등 섹시 배우로 이름을 알린 이보희가 엄지 역으로 캐스팅됐을 당시 의구심을 가졌으나 엄지 분장을 한 이보희의 실물을 영접한 순간 "진짜 예뻤다"고 회상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이날 이현세를 응원하기 위한 깜짝 손님이 등장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바로 2001년 8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친구'를 연출한 느와르의 거장 곽경택 감독이었다. 첫 만남부터 통했다는 두 사람은 띠동갑임에도 불구하고 격식 없는 소탈함이라는 공통점을 자랑하며 경상도 사나이들의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 곽경택 감독은 방송 내내 이현세 화백의 말에 형님 말이 무조건 옳다며 동의하는 형님바라기 면모를 뽐냈다.

'배철수 잼'은 음악, 문화, 사회 등 각 분야의 고수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고품격 음악 토크쇼로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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