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했지만…초저금리 타격에 역마진 부담 극심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보험사가 웃고 울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함께 외부 활동이 자제되며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감소했지만 경제적 타격 수습을 위해 예상보다 초저금리시대가 빨리 도래할 것으로 전망돼 역마진 부담을 안고 있는 보험사의 경우 실적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 사진=미디어펜


10일 업계에 따르면 가마감 기준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7.2%, 현대해상 87.0%, KB손해보험 88.0%, DB손해보험 87.0% 등 주요사들이 80%대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화재는 1월 95.9%에서 8.7%포인트나 떨어지며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말 빅4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100.7%였던 것에 비하면 2달새 13.4%포인트가 감소한 것이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업계에선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본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배경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꼽았다. 감염우려로 외출이 자제되며 자동차 이용 자체가 감소해 자동차손해율 감소에도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부터 3월1일까지 주말교통량은 342만9000대로, 한달 전 대비 12,7% 차량 이동량이 감소했다. 

여기에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우려로 병의원 방문이 줄어들면서 실손보험 손해율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주요 손해보험사 5곳의 실손보험을 포함한 장기보험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발병 전과 비교했을 때 4만여건, 약 10%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공포로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돼 자동차 등을 통한 움직임이 현저히 줄었다"며 "이로 인해 전체적인 연간 손해율 감소에까지 도움을 준다면 실적 개선 역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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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험업계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예상보다 빠르게 초저금리 시대가 개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역마진 부담을 안고 있는 생명보험사의 경우엔 이에 따라 실적 악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감소했다. 한화생명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5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7.19% 급감했다. 대형 생보사들의 이 같은 실적 악화 배경엔 저금리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를 등에 업고 추가 금리인하 전망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으나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이달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채권, 주식, 대출채권 등에 영향을 미치며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떨어지게 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차역마진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생보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차역마진은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생명 이차역마진 규모는 1조8000억원, 한화생명은 1조원, 교보생명은 50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는 보험업계에 큰 타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초저금리시대가 앞당겨진다면 역마진이 더 악화돼 수익성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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