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 황교안 양자대결에 손학규 출마설
여야 공천 반발 의원들, 무소속으로 출마 강행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에서 다자 구도로 인해 ‘빅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몇 백표 차이로도 당선과 낙선이 갈리는 만큼 각 후보 진영들도 다자 구도가 미칠 영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은 단연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일찌감치 무대에 오른 상황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면서 ‘차기 대권주자’ 간 빅매치가 형성됐다. 

여기에 4선 출신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출마설이 돌고 있다. 그동안 민생당에서는 손 전 대표의 종로 출마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민생당 관계자는 “사실상 결심은 끝난 것 같다”며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 황 대표와 달리 손 전 대표는 매동초-경기중-경기고-서울대까지 모두 종로에서 다녔고, 현재 거주지도 종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후보로 종로에 출마했지만, 박진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3.9%p 차이로 패했다.

   
▲ 민주당과 통합당의 2파전 양상이 뚜렷한 지역에서 다른 당 후보나 공천 탈락에 불만을 품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후보들이 다자구도를 형성하며 선거판에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왼쪽부터 종로 출마를 고민 중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서울 동대문을에서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하는 민주당 민병두 의원,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선언한 이정현 의원, 인천 미추홀을에서 공천 탈락한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 / 사진 =연합뉴스
손 전 대표는 좌도 우도 아닌 중도로 분류되는 만큼 그의 출마가 선거 판세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대문을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후보들의 경선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현역 의원이지만 공천에서 컷오프 당한 민병두 민주당 의원의 행보가 선거 변수가 될 수 있다. 민 의원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4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세종시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성명서를 거론하며 "저의 심정도 같다"고 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영등포을에서는 김민석 민주당 후보와 박용찬 통합당 후보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새누리당(현 통합당) 대표를 지낸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이 의원은 당초 종로에 출마를 선언했지만, 황 대표가 출마하자 이를 철회했다. 

이 의원은 영등포에 출마하면서 통합당을 향해 “야권의 단일 후보로 뛸 수 있도록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선거 직전까지 ‘교통정리’가 되지 않을 경우 다자구도 간 대결이 불가피하다.

인천 미추홀을에서는 남영희 민주당 후보, 안상수 통합당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통합당 공관위에게 컷오프 당한 현역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충북 청주 서원구에선 민주당 공관위가 컷오프한 오제세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면서 양자대결 구도가 깨지게 됐다.

통합당 공관위가 대규모 물갈이를 강행한 영남지역에서도 다자간 대결이 성사되고 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컷오프 당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경남 양산을에서 컷오프 당하자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권성동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는 등 공천에 불만을 품은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자구도가 될 지역구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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