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의 비례대표 1번들이 모두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비례대표 1번은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1번은 여성 중증 장애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다. 최 교수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기초생활비와 장애인 활동지원금 등을 부정수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장애인 럭비 선수인 남성과 결혼했지만, 혼인신고는 지난해에 했다. 결혼 당시 남편이 기초생활수급자였는데, 결혼 후 지원이 끊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혼인신고를 안 했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또한 혼인신고를 미루면서 정 씨가 '최중증 독거 장애인'으로 분류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구로구청에서는 최 교수 내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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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최 교수는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결과에 대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마땅히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이익을 취하려고 또는 의도한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1번에 조수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전격 발표했다. 비례 1번은 통합당 영입인재가 유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다. 조 전 논설위원은 공천 확정 직전에서 회사에 사표를 제출해 언론인의 정치권 직행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조 전 논설위원은 24년 넘게 기자로 뛰어온 언론인 출신이다. 채널A ‘정치데스크’ 출연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진을 두고 자기 전 매일 기도한다는 김남국 변호사의 유튜브 영상에 대해 “대깨문”이라고 발언했고, 이는 방송심의위원회 행정지도 중 하나인 ‘권고’ 처분을 받았다.
이에 조 전 논설위원은 SNS를 통해 "홍길동은 왜 집을 나갔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해서"라면서 "대깨문을 대깨문이라 부르지 말라고? 대깨문은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용어이지 않은가"란 입장을 냈다.
조 전 논설위원을 비롯한 비례대표 명단이 공개되자 당 안팎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통합당의 영입인사를 전면 무시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심사 결과를 보며 매우 침통하고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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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사진=류호정 후보 페이스북 |
정의당의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후보는 ‘대리 게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4년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아이디를 지인에게 빌려주고 이를 통해 게임 내 등급(티어)을 올렸던 전적이 문제가 된 것이다. 당시 류 후보는 대리 게임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인정한 뒤 사과문을 올리고 동아리 회장에서 사퇴한 바 있다.
정의당과 후보 측은 대리 게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취업 등에서 이를 통한 이득은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정의당은 지난 15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류 후보에 대한 재신임을 결정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지난 16일 SNS를 통해 “(류 후보 재신임은) 정의당의 당 노선을 불공정으로 채택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류호정을 재신임한 것은 정의당의 조국 수호 2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당과 심상정 대표는 언론과 국민을 기만한 사람에게 국회의원 배지와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대리게임처벌법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킨 같은 당 이동섭 의원도 "역대 국회의원 중 게임관련법안을 가장 많이 대표 발의하고 통과시킨 장본인으로서, 류 후보는 게임을 경력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며 "사퇴만이 게이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18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1번은 당선이 보장되는 만큼 각 정당에서는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을 배치한다”면서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은 항상 제기되어 왔지만, 이번처럼 비례대표 1번들이 모두 논란에 휩싸인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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