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을 앞두고 막장 치닫는 정치권…치유불능 바이러스 감염
   
▲ 정숭호 칼럼니스트·전 한국신문윤리위원
'애바리'는 '이익을 좇아 발밭게 덤비는 사람'을 말합니다. 순 우리말이지요. '발밭게'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이용하는 소질이 있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애바리는 '이익이 눈에 띄면 염치고 체면이고 다 집어던지고 무조건 움켜쥐려는 사람, 이익에는 악착같은 사람'일 겁니다. 

갈수록 애바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너무 많습니다. 너무 많아 숨이 막힙니다. 피할 수도 없습니다. 안 보려면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야 할 겁니다. 아유, 이 애바리들!!! 이것들 어떻게 퇴치하나, 나 안 죽고 저것들 먼저 지구를 떠나게 할 방법은 없을까?

애바리 중 1등급은 단연 정치권에 모여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에 우글거립니다. 이 애바리들 하는 꼴은 장안의 글쟁이들이 이미 골백번 말했지만 한 번 더 안 할 수가 없습니다. 해도 해도 너무 하기 때문이지요. "위성정당 안 만들겠다"고 수도 없이 다짐하더니 결국은 만들고 말았습니다. 

먼저 위성정당 만든 통합당을 그렇게 욕하더니 자기네 말 뒤집었습니다. 위성정당 만들면서는 같은 편이라고 따라온 사람들을 밥 먹듯이 배신했습니다. 무슨 당, 무슨 당…,  파트너를 몇 번이나 바꿨습니다. 결국에는 자기네와 배가 가장 잘 맞는 사람. 말 가장 잘 들을 사람들을 위성으로 골랐습니다. 

아무리 애바리들이라고 해도 예전에는 주위 눈치를 봤습니다. 누가 "당신네들, 애바리 짓이 지나친 것 아니야?"라고 좀 세게 시비하면 더듬더듬 변명하면서 미안해하는 척했는데, 요즘에는 들통나면 소리부터 칩니다. "내가 이 짓 하고 싶어서 하는 것 같아!?"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습니다. 

   
▲ 애바리 중 1등급은 단연 정치권에 모여 있다. 특히 민주당에 우글거린다. "위성정당 안 만들겠다"고 수도 없이 다짐하더니 결국은 만들고 말았다. 사진은 5당 비례연합정당 참여 협약식./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통합당이 먼저 그 짓을 하지 않았냐, 통합당이 의석을 도둑질 하고 있는데 우리는 가만있어야 하냐?"고 언성을 높입니다. 도둑질은 자기네가 먼저 했으면서 그러는 겁니다. 그놈의 공수처법 통과시키려고 선거법 고쳤다는 거 세상에 다 알려졌는데도 여전히 정치개혁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자기네 도둑질을 가리려 합니다. 

'개국본'이라는 너저분한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애바리들입니다. 소위 '조국 집회' 후원금 사용이 투명하지 않아서입니다. '애국시민', '촛불시민'들로부터 몇 십억 돈을 거둬서는 4억 원을 보이스피싱 당하고는 알리지도 않고 계속 돈을 걷었습니다. 돈을 걷을 때는 개인계좌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공사(公私) 구분을 잘 안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한 푼도 허투로 쓴 거 없다고, 투명하게 사용했다고 변명하지만 전혀 투명해보이지 않습니다. 

개국본 변호사는 '조국 백서' 집필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조국 백서를 만들겠다는 사람들은 책 몇 권 만드는데 3억 원이나 모았다고 비판을 받았습니다. 제작비용은 그렇게 많이 들지 않으며, 조국 씨가 좋아서 나선 사람들이 거기 몇 자 쓴다고 집필료를 받겠냐, 그러니 무슨 3억 원이나 필요하겠냐는 '합리적인 비판'이었지요. 

이 사람은 민주당 공천 받아서 총선에 나옵니다. 당선되면 이미 갈고 닦은 애바리 신공(神功)을 더 거리낌 없이 펼칠 겁니다. 민간인일 때도 거침이 없었는데,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면 눈에 보이는 게 없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조국백서 후원회 회장도 찬스가 있을 때마다 촛불시민들에게서 돈을 걷고는 그걸 막 썼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여태 거기 대해서는 변명은커녕 설명 한마디 없군요. 참 세상 편하게 살도록 설계된 사람입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해서인지 이 애바리들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어떤 바이러스가 그들 뇌를 감염시켰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뻔뻔스럽고, 교활하고, 자기 변신에 능하고, 남에게 잘 덮어씌우고, 잇속 차리는 데는 언제나 1등이고…. 이게 인간의 능력으로 되겠습니까. 감염, 오염된 두뇌니까 남들은 평생 한 번도 못할 애바리 짓을 평생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쩌면 그들이 바이러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차 숙주는 촛불시민, 혹은 깨어 있는 시민, 2차 숙주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인 그런 바이러스 말입니다. 우한 바이러스처럼 숙주를 죽이지는 않을 정도로 영리하면 좋겠는데,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걱정입니다. "내가 먼저 죽으면 저 바이러스들이 사라지려나"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정숭호 칼럼니스트·전 한국신문윤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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