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Fed)간에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체결되면서 수급불균형으로 불안정을 보였던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심리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통화스와프 체결만으로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기는 힘든 상황인 만큼 위기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적시에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위기’ 대응 수준의 지원책을 총동원해 최근 폭락한 주식시장 회복에 나섰다. 지난 19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1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브리핑을 열어 증권시장안정기금과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국고채 기준 장중 20bp 가량 금리가 급등하면서 정부가 내놓은 조치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한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자금소진 추이를 보면서 규모 확대가 필요할 경우 증액한다고 함께 밝혔다.

증권시장안정기금 역시 국내 증시상황이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 운영된다. 이 기금은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 대표지수상품에 투자해 주식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특급’ 지원책은 최근 증시상황이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 그 이상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집중됐다. 실제로 지난 1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3.56포인트(-8.39%) 폭락한 1457.64에 장을 마감하며 15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지수는 장중 한때 1439.43까지 추락했고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가 '서킷 브레이커' 발동으로 인해 동시에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2009년 7월 17일 이후 최저치이기도 했다.

장 마감 이후 간밤에 들려온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 역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600억 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9일 공식 발표했다. 이는 10년 전 한미 통화스와프 규모의 2배로 계약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통화스와프 체결로 달러 유동성이 완화되자 이날 원·달러 환율은 32원 내린 1253.7원에서 출발해 25원 안팎의 하락 폭을 유지 중이다. 코스피 지수 역시 약 4.5% 상승해 1520선을 회복했으며 코스닥도 약 5.5% 급등해 450선을 회복했다.

물론 이날 반등은 그간 무너진 낙폭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번 조치가 증시의 추세적 반전으로 이어지려면 근본적인 투자심리의 반전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미 스와프 체결에 대해 “환율에 대한 불안감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통화스와프 체결만으로 주식‧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다고 보긴 힘들며 위기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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