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지원 '동족방뇨'…산소호흡기 골든타임 넘길라
착륙료 감면·정류료 면제 등 대책 발표
유동성 지원 없이 위기 극복 어려워
김태우 기자
2020-03-21 13:49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지원책인 운수권·슬롯(시간당 비행기 운항 가능 횟수) 회수 전면 유예와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확대 등으로는 사태극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 입국제한 조치가 170개 국가로 확대된 상황에서 이같은 지원은 항공업계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업계가 입을 모으고 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전경/사진=미디어펜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정부는 위기관리대책외의를 통해 항공업계에 착륙료 20% 감면을 즉시 시행하고 항공기 정류료 3개월 동안 전액 면제, 운항 중단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면제 등을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를 지원하는 방안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에는 193억원, 지상조업사에는 41억5000만원, 상업시설에는 3824억원의 추가 지원이 예상된다. 기존 지원 대책과 합산하면 항공업계에 총 5661억원(감면 656억원, 납부 유예 5005억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이는 그동안 항공업계가 목소리 높여온 요구사항인 것은 맞지만 유동성위기에 직면한 현재 상황에서의 지원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항공사는 회의를 열고 해외 정부의 항공사 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정부에 건의할 내용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들 항공사는 △항공사 채권 발행 시 정부의 지급 보증 요청 △국토부의 항공 분야 긴급지원 자금 규모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항공사들은 추가 지원책과 관련해 항공기 재산세 등 지방세 면제를 포함한 세제 지원이 제외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항공 수요가 살아나는 시점까지 버티기 위해선 세제 부분과 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단기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및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항공산업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 해외 입국제한 조치가 170개 국가로 확대하면서 여행수요가 급감했고 인천공항의 하루 평균 여객은 지난해 3월 대비 90% 이상 감소했다. 노선 운휴와 축소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항공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최소 6조3000억원이상의 매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현금 유동성 즉시 지원과 같은 좀 더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채권 발행 시에도 정부의 지급 보증 등 추가대책도 절실하다. 실제 미국 등에서는 항공사들에 지급보증과 같은 직접적인 지원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2조원, 아시아나항공은 8500억원 가량을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조달하고 있다. 항공운임으로 발생할 운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S를 발행했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다.


또한 정부가 지난달 17일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3000억 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원 대상을 대형항공사까지 확대하고 자금 규모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7일 티웨이항공에 긴급 운영자금 60억원을 무담보로 승인하고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각각 200억원, 14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은 해당 LCC에 대한 추가 지원과 다른 LCC에 대한 자금 지원을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원 대상이 LCC에 한정된 데다 대책 발표 한 달 만에 400억 원만 집행된 상황이라 항공업계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추가적인 지원책과 과감한 현금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LCC에만 적용되는 '사업용 항공기 지방세(취득세, 재산세) 면제'가 대형항공사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이 줄어 더 많은 자금을 외부에서 확보해야 하지만 단기간 급증할 부채비율 때문에 자금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정부의 지급 보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항공업계는 현재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화권 위주로 감소하던 항공여객은 호주, 스페인 등 선진국까지 운항중단(21개국 셧다운)이 확산됨에 따라 3월 둘째주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91.7% 감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데, 정부의 추가 지원책은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지원책일 뿐 운영자금 조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허의형  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국내항공업계에 꾸준히 누적돼 왔던 경영부진환경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긴급자금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라며 "국내 산업경제와 직결되는 항공업인 만큼 정치권과 각 관계부처 등의 적극적인 자금지원으로 업계의 유동성을 살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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