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경제혼란이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치가 나와 있는 상태다. 특히 증권사들의 주 수입원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투자은행(IB) 분야에서의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한 금융 전반의 충격이 고스란히 증권사들의 실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추산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순영업수익 4981억원, 영업이익 1957억원, 순이익 1473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순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37.8% 늘어나겠지만 순이익은 작년 대비 무려 12.4%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온 것이다.

또 다른 대형사인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 순영업수익 3775억원, 영업이익 1691억원, 순이익 12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28.7%, 25.4% 급감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1분기 실적 역시 순영업수익 2220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 순이익 11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1%, 33.5%, 29.7% 감소가 예상된다.

그나마 삼성증권의 경우 1분기에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1분기 실적은 순영업수익 3359억원, 영업이익 1524억원, 순이익 1275억원 등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1.8%, 8.8%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업종 전체적으로 보면 증권업종의 1분기 실적은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합산 순영업수익은 1조 4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할 것으로 계산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6519억원, 5143억원을 기록해 작년의 7313억원, 6157억원에 비해 각각 10.9%, 16.5%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으로 보면 미래에셋대우의 순이익은 6097억원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NH투자증권 -9.2%, 삼성증권 -0.4%, 한국금융지주 -18.0%, 키움증권 -8.1, 메리츠증권 –16.6% 등 증권사 대부분의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종의 연간 순이익 평균 전망치는 전년 대비 무려 11.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금융위기급 악재로 번지다 보니 지난 수년간 기록적인 호실적을 내온 증권사들의 재무제표에도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작년에 예고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증권사들의 전반적인 사업계획에 리스크가 올라간 상황”이라면서 “증권사들의 신(新) 수익원인 IB업무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실적 위기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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