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어제 오늘 이틀 사이 두 건의 '경솔한 발언'이 핫 이슈다. 아역 배우 김유빈이 'n번방 사건' 관련 경솔한 발언을 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은 코로나19 사태 속 '사회적 거리두기' 문제로 설전을 벌이며 경솔한 발언을 했다.

서로 전혀 다른 사안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SNS를 통해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부분에 대한 경솔한 발언이 있었다는 점, 당사자에게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는 가운데 '가족'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김유빈은 성 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해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두고 "남성들이 뭐 씨X. n번방을 내가 봤냐. 이 X창X들아. 대한민국 창X가 27만명이라는데 그럼 너도 사실상 창X냐. 내가 가해자면 너는 창X다. n번방 안 본 남자들 일동"이라고 적힌 글을 공유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 게시물로 집중적인 비난을 받자 김유빈은 트위터를 통해 두 차례나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래도 논란이 이어지자 김유빈의 어머니가 나서 "피해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겠다. 앞으로 더 노력하고 반성하며 살테니 개인 신상 정보만은 글을 내려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사과와 하소연의 글을 올렸다. 또한 김유빈의 아버지도 매체 인터뷰에서 "어린 나이에 저지른 실수인 만큼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아들의 용서를 빌었다.

박지윤은 지난 주말 가족 여행을 다녀온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네티즌과 설전을 벌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엄중해 전국민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여행 사실을 굳이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박지윤은 "관광지를 돌아다닌 게 아니라 프라이빗 콘도에 가족끼리만 있었다. 남편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해명하는가 하면 "이래라 저래라 프로 불편러들이 왜 이렇게 많아. 자기 삶이 불만이면 제발 스스로 풀자. 남의 삶에 간섭 말고"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사진=더팩트, KBS 제공


이런 박지윤의 반응이 공분을 불렀다. 박지윤을 향한 비판의 화살은 남편 최동석 KBS 아나운서에게로도 향했다. 최 아나운서가 KBS 저녁 메인뉴스의 앵커를 맡고 있는데다, KBS는 재난방송 주관 공영방송이기도 하다. 정부까지 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역설하는 시국이어서 많은 시청자들이 시청자 게시판 등을 통해 최동석 앵커의 하차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동석 아나운서는 결국 26일 KBS를 통해 "반성하고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김유빈의 경우 부모까지 사과에 나선 것은 그가 아직 미성년자(16세)이기 때문이다. 미성년자라고 해서 경솔한 언행을 그냥 넘길 수는 없지만, 미성년자이기에 신상털기나 인신공격 등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박지윤의 경우 아나운서 출신에 영향력 있는 방송인이다. 아내의 일로 남편에게까지 비난의 불똥이 튄 것은 최동석 아나운서가 공영방송 뉴스를 진행하는 공인인 때문이기도 하다.

n번방 사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그 자체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이다. 아동까지 대상으로 삼은 성범죄는 일벌백계해야 할 죄악이며, 코로나19는 전국민이 힘을 합쳐 극복해야할 국난이다.

김유빈은 진정으로 반성하면서 생각이 보다 올바르고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박지윤은 왜 사람들이 개인 사생활까지 간섭하고 남편의 앵커직 하차를 요구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