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경영권 분쟁, 조원태 '완승'…장기전 '불씨'
조원태 회장, 경영경 방어 성공
가족경영 체재 통해 항공업계 선도 기업 기대
김태우 기자
2020-03-27 15:53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표대결을 벌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무엇보다 10.11% 차이의 표대결 위력은 막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회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5명이 전원 선임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주주연합이 추천한 후보 4명은 모두 부결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한진그룹


변수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졌던 국민연금이 전날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비교적 수월하게 판가름이 난 상황이었다. 이를 통해 한진그룹은 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그룹의 상생방안을 모색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7일 한진칼은 중복위임장 확인을 위해 당초보다 3시간가량 늦어진 오후 12시경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 26층 대강당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출석 주주 참석률은 84.93%로 집계됐다. 


이번 주총에 상장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다. 이사 선임 안건에는 조원태 회장 측과 3자 연합 측이 각자 후보자를 내세웠다. 이날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상정돼 있었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 조 회장 측은 5명, 3자 주주연합은 4명의 후보를 내세웠는데 조원태 회장 측이 완승을 거뒀다.


조원태 회장 측인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이다.


3자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부동산학부 교술,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이었다.


이 가운데 조원태 회장 측이 추천한 5명의 선임 안건은 모두 통과된 반면 3자 연합이 추천한 후보자는 1명도 통과되지 않았다. 이사 선임 안건은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조원태 회장 측 후보자들은 모두 56% 내외의 찬성표를 획득했다. 반면 3자 연합 측 후보자들의 찬성률은 45% 내외에 그쳤다.


조원태 회장의 재선임 안건도 56.67%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또한 조원태 회장 측의 하은용 한진칼 부사장(CF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56.95%의 찬성표를 받으며 가결됐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 말 기준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진행됐다. 최근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로 꼽히는 델타항공은 물론 KCGI·반도건설 등 3자 연합 측도 지분을 늘렸지만 올해 주총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조 회장 측이 40.39%로 추산됐고 반면 3자 연합의 지분율은 반도건설이 보유한 지분 3.2%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며 28.78%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주총은 조원태 회장 측의 무난한 승리로 끝났다. 특히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도 통과되며 본격적으로 조양호 전 회장의 유지를 받을어 가족경영 체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날 주총은 양자 간 경영권 분쟁의 1차전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3자 연합이 꾸준하게 한진칼 지분을 늘려가고 있어 이후 그룹 경영권에 대한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자 연합은 24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번 주총은 물론 향후 주총 이후에도 끝까지 한진그룹의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것이다"며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한진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정상화의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주총'은 3월 이후 벌어진 임시 주총 등을 직접적으로 가리킨 것이다. 긴 호흡을 유지하겠다는 부분도 단기성 분쟁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3자 연합은 올 들어 한진칼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 측은 델타항공이 기존 10.00%에서 14.90%로 지분을 확대한 점 외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 델타항공 추가 매수에 따른 우호 지분은 42.81%다. 양 측간 지분차는 현재 3.03%포인트로, 3자 연합이 우세한 형국이다.


특히 3자 연합의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이 점처진다. 반도건설의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절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주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00억원대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이 중 일부를 지분 매수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반면 조 회장 측은 당장 지분을 늘릴 방안이 없다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재산 상속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 납부 의무를 안고 있다. 새롭게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경제 전반에 경기침체와 불황이 시작되면서 백기사들의 지분 확대를 예단하기도 힘들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는 승기를 거머쥐더라도, 경영권 위협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며 "향후 승패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오늘의 인기기사

<-- log -->
PC버전
© 미디어펜 Corp.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