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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연합뉴스]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미국 기업들의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투자등급 하단(BBB)의 회사채가 대규모로 투기등급(BB+/Ba1)으로 강등(Fallen Angels)될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투기등급으로 강등한 채권을 '추락한 천사'(Fallen Angel)로 명명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사슬 교란, 유가 급락 등으로 기업실적과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올해 3대 신평사의 투기등급 강등 사례가 이미 54건에 달하며, 실물경제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무디스는 앞으로 수주간 전 세계 위험 산업군에 대한 등급평정을 실시하면서,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최근 포드 모터, 옥시텐털 페트로리엄 등 주요 대기업 회사채가 Fallen Angels로 강등됐다.
포드 모터는 올해 발생한 Fallen Angels 중 최대 규모로, 지난 25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부채규모가 1540억 달러(회사채 358억 달러)에 달하는 포드에 대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위험을 반영해 투기등급(BBB-→BB+)으로 강등시켰다.
앞서 20일에는 부채규모가 352억 달러인 옥시텐털 페트로리엄이 Fallen Angels로 추락했고, 24일에는 S&P가 델타항공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렸다.
이와 관련,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미 회사채 시장에서 2000억 달러 이상의 회사채가 투기등급으로 강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금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JP모건은 2150억 달러, 홍콩상하이은행이 2360억 달러, 바클레이즈캐피탈 1750억~2000억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 2000억 달러 등이며, 특히 구겐하임 파트너스는 최대 1조 달러의 Fallen Angels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항공·숙박(이용객 급감), 에너지(유가 급락), 자동차(경기침체) 산업 등이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글로벌 실물경제 충격으로 Fallen Angels가 과거 위기 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업신용 지원에도 불구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Fallen Angels 대규모 발생 시, '기업 자금조달여건 추가 악화 → 연기금·자산운용사 등 투매 및 손실 확대 → 회사채 시장 불안 심화'의 악순환(spiral) 발생 우려가 크다는 것.
지금처럼 경기침체 위험과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기등급으로 강등 되면 하이일드채 발행시장의 급격한 위축 등으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된다.
이런 '기업 발 신용경색' 예방을 위한 기업어음매입기구(CPFF), 프라이머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PMCCF) 등 연준의 적극적인 조치가 자금시장 불안 완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나, 투기등급 기업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CPFF는 투자등급 기업어음(CP) 매입을 지원하고, PMCCF는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및 대출 지원을 하기 때문.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연준이 중소기업대출(MSBLP) 등 추가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투기등급 채권도 대규모로 매입할 경우 연준의 과도한 위험 부담과 '도덕적 해이'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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