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 지속…국제유가 급락 영향
선종 다변화·특수선·해양플랜트 노린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유가 급락으로 조선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생존전략을 공개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 1~2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117만CGT, 전년 대비 76% 급감했다. 2018년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가 없었고, 초대형유조선(VLCC) 및 벌크선 발주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수주잔량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하는 등 일감 감소 우려도 불거지고 있으나, 카타르·모잠비크 등에서 진행 중인 대형 LNG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경우 수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조선부문 수주목표를 159억100만달러, 해양플랜트부문은 19억9000만달러로 잡았다.

현대중공업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를 비롯한 4차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십에 힘을 싣고 있으며, 스마트 조선소 고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선박의 실시간 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제안하는 '통합 스마트십 솔루션(ISS)'을 적용한 LNG운반선 수주도 노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84억달러) 중 25억달러를 해양부문에 배정했으며,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시행에 따라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3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R&D센터에서 열린 제4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조선은 LNG연료로의 교체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LNG연료 추진방식의 컨선 발주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중공업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한진중공업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대우조선해양 쇄빙LNG선/사진=각 사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를 72억달러로 설정했으며, 고객군·선종 다변화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25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오션플라자에서 열린 제2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선도적인 조선업체가 되기 위해 관련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며 "2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수주목표를 150% 초과달성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힘입어 올해 수주 목표를 2조1185억원으로 밝혔다. 

이병모 한진중공업 사장은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열린 제1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선부문은 특수선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 및 수익사업 범위 확대 등의 영업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진중업은 지난해 10월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해군의 차기고속정(PKX-B) 4척을 수주했으며, 추가 수주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국발 부품 공급차질 등의 문제가 있지만, 국내 업체들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국제유가 급락이 해양플랜트 발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코로나19 완화 이후 경기가 회복될 경우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따른 발주량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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