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프로야구 개막은 기약이 없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사정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각 팀들은 자체 청백전과 훈련을 반복하며 개막 결정이 내려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10개 구단이 1차적으로 희망을 갖고 기다리는 날이 있다. 4월 7일이다.

지난 24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사회를 갖고 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3월 28일 개막하기로 되어 있었으니, 한 달 가까이 연기된 셈이다. 4월 20일 이후라고 상황이 나아져 개막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각 팀들은 개막 준비에 소홀할 수 없다.

   
▲ 두산과 LG는 잠실구장을 같이 쓰고 있지만 팀간 연습경기를 할 수 없어 각자 자체 청백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자체 TV중계 캡처


다른 팀과의 연습경기도 금지돼 있어 자체 청백전만 소화하고 있는 실정인데 한계가 뚜렷하다. 10개 구단 선수들은 "아무래도 자체 청백전은 긴장감이 떨어진다. 팀 동료들과 경기이다 보니 집중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투수들의 경우 과감한 몸쪽 공 승부 등 실전과 같은 공을 뿌리기가 힘들고, 타자들은 실전에서 상대해야 하는 것과는 차이가 나는 투구를 받아친다. 수비에서도 긴장감이 실전만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개막 연기 결정을 하면서 KBO 이사회는 4월 7일 이후에는 타 구단과 연습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에게 실전과 같은 훈련 효과를 주고, TV 생중계를 편성해 야구팬들의 갈증도 풀어준다는 계획이다.

팀간 연습경기가 펼쳐지면 비록 관중은 없더라도 모처럼 야구장에는 활력이 넘칠 수 있다. 무산된 시범경기를 대체해 개막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4월 7일부터 다른 팀과 연습경기가 치러질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전국의 학교 개학일이 4월 6일로 미뤄졌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이마저도 개학일 추가 연기 또는 온라인 수업 개학 등이 유력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화두인 가운데 팀간 연습경기로 인해 자칫 선수들의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경우 무관중이긴 하지만 시범경기와 팀간 연습경기를 강행해오다 선수들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줄줄이 나오며 초비상에 걸렸다. 이런 점을 감안해 KBO나 각 구단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4월 7일부터 팀간 연습경기를 허용하려던 계획을 또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봄기운이 완연해졌지만, 프로야구 그라운드에 봄소식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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