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드디어 스프링캠프지를 탈출한다. 세인트루이스에 거주할 아파트를 얻어 연고지에서 생활하며 개인훈련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광현은 31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팀 캠프를 떠나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 인근에 마련한 아파트로 입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광현은 캠프에 남아 외로운 훈련을 해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 개막이 연기되고 캠프에 있던 동료 선수들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갔지만, 한국 귀국이 여의치 않은데다 세인트루이스에 집이 없는 김광현은 캠프에 잔류했다. 일상 생활도 불편하고, 캐치볼을 할 파트너도 마땅찮은 상황에서 김광현은 SNS에 "나한테만 불행한 것만 같은 시기"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함으로써 김광현의 여건은 훨씬 좋아질 전망이다. 공식적인 팀 훈련은 금지돼 있지만 세인트루이스 구단 시설은 일부 개방돼 주축 선수들이 부시스타디움에서 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도 안정된 상황 속 홈구장으로 출근하며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다만, 언제 개막할 지 모르는 시즌을 기다리며 지루한 자신과의 싸움은 계속하게 된다. 메이저리그는 5월로 개막을 연기해놓은 상태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추가 연기, 시즌 축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하며 미국 진출에 성공해 야심차게 메이저리그 데뷔 준비를 해온 김광현에게는 야속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시범경기에 4차례(선발 2번) 등판해 연이은 호투로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성적을 내며 선발 진입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터라 더욱 아쉽기만 하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30일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팀들의 2020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신인들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김광현을 세인트루이스의 주목되는 신인으로 언급했다. 이 매체는 "카디널스에서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좌완 옵션"이라고 김광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처럼 팀의 기대를 받고 있는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하려면 앞으로 또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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