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임원진 보수 일부를 반납하기로 하고 긴축경영 방침을 예고했다. 이미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현 상황이 금융위기에 필적하는 위기임을 인식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30일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지난주 임직원에게 비상경영체제 도입에 대한 내부 메시지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이 메시지에서 김 사장은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성에 대한 피해 규모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임원진 보수 일부를 반납하기로 하고 긴축경영을 예고하기도 했다. 즉,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의 연봉을 일부 반납하고 각 사업 부문의 업무추진비를 축소 배정하는 것이다. 광고 선전비를 포함해 예산의 지출을 절감해 달라는 지시도 함께 나왔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외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바 인식단계를 한 단계 더 높여서 대응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이투자증권도 최고경영자(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며 교보증권도 비슷한 체제를 꾸렸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한국금융지주는 김남구 부회장이 지난 23일과 24일 이틀간 자사주 26만주(85억8000만원 규모)를 장내 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5000주),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4만3700주), 최석종 KTB투자증권 대표(5만5000주)도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천명했다.

이밖에 미래에셋대우도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자사주 1300만주(470억원)를 매입‧소각했으며 SK증권도 1420만주(약 77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유진투자증권(300만주, 45억원)과 신영증권(15만주, 70억원) 등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은 상당히 나쁜 형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주가지수가 상당히 많이 빠진데다 증권사들의 주력 분야인 투자은행(IB) 분야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공시하는 회사들이 생겨나면 그때부터 진짜 위기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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