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 서대문을, 슬로건에 자기 지역 아닌 "힘내라 TK"
"야당 후보보다 더 열심히 뛰고 있는 건 바로 절박함 때문“
[미디어펜=조성완 기자]#힘내라_대한민국. #힘내라_대구경북.

4‧15 총선에 출마한 어느 한 후보의 현수막에 걸린 문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이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주인공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서대문구을에 출마한 후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로 김영호 의원이다.

지난 27일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했을 당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건물 외벽에 걸린 현수막이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한 듯 웃음기 없는 얼굴로 앞만 보며 뛰고 있는 김 후보의 사진과 함께 ‘국민만 보고 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그리고 ‘#힘내라_대한민국 #힘내라_대구경북’이라는 인상적인 문구가 보인다.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구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외벽에 결린 현수막./사진=김영후 후보 캠프 제공
김 후보는 ‘미디어펜’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자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자신의 지역구를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왠지 진심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가장 피해를 본 TK를 응원하는 것에 대해 서대문구 주민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TK를 응원한다’고 모든 공보물에 들어가는데, 처음 본 광경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진심을 받아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며 “모든 분들이 TK를 응원하고 걱정하고 있다. 이런 마음은 정확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 대해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후보들이 깜깜이 선거를 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는 경쟁자보다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고, 확진자도 줄여가는 과정이다. 대통령과 정부, 집권당의 진심이 결합되면 그나마 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입국한 사람들 중에 제2, 제3의 확진자가 나오면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된다”면서 “선거가 녹녹치 않다. 절박하지 않으면 우리 당이 생각보다 크게 패배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김 후보는 특히 이번 총선에서 ‘투표율’을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찾지 않으면 투표율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하락하면 진보 성향의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투표율 하락은 진보진영의 패배’라는 게 정치권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00년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율이 높을 경우에는 진보 진영이, 낮을 경우에는 보수 진영이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갔다.

이번 총선의 경우 민주당, 미래통합당의 양당 구도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질 경우 투표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표장 감염을 우려해 정치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무당층을 중심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구을 후보./사진=김영후 후보 캠프 제공
김 후보는 “감염 위험이 있기에 노약자나 어린이를 둔 아빠‧엄마의 두려움 속에 투표율이 저조할 수도 있다”면서 “현재 정부가 방역을 잘 하고 있고, 그것이 선거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단기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경제적인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부가 아무리 빨리 추경을 투입하든, 재난소득을 검토하든, 이것이 국민이 받은 상처와 경기침체에 대해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처를 두고 외신에서 좋게 평가해주고, 국민들도 자긍심을 갖고 있지만 이것을 우리 당의 승리로 직결시키는 것은 과도한 생각이다. 고무되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정말 어렵다. 우리가 절박함이 없으면 패배할 것으로 본다. 내가 지금 야당 후보보다 더 열심히 뛰고 있다. 바로 절박함 때문”이라면서 “절박함이 없다면 100석 이하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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