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보다 진정성 있게, 처절하게" 자전거로 누비는 골목길 유세
송주범 "유권자들에게 문재인 정부 경제 실정 알리겠다" 발로 뛰는 유세
   
▲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사거리에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송주범 미래통합당 후보의 현수막이 부착되어 있다./사진=미디어펜

   
▲ 7일 서울 서대문구 가좌동에 부착된 선거포스터를 한 유권자가 바라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을 불과 9일 남겨두고 서울 서대문을에서는 말 그대로 ‘바닥 민심’을 잡기 위한 전쟁이 진행 중이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송주범 미래통합당 후보, 오수청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가 출마한 서대문을은 사실상 김 후보와 송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김 후보는 단수 공천으로, 송 후보는 경선 끝에 본선에 올랐다.

서대문을은 언론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된 적이 없다. 즉, 현재까지 어느 후보가 앞서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다. 두 후보 모두 이 지역 현역 의원인 김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는 점에서는 인정을 하고 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영호‧송주범 후보는 지역 내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탄탄하게 기반을 다져온 것이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보다 꼼꼼하게 바닥 민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골목에서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골목에서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영호 "형식적 모습보다 진정성 있게, 처절하게" 자전거로 누비는 골목길 유세

고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인 김 후보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서대문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지역구를 바꿔 출마한 서대문을에서도 18대, 19대 모두 고 정두언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3전4기의 도전 끝에 20대 총선에서 3번째 맞붙은 정 전 의원을 꺾고 처음으로 등원했다.

오랫동안 고생한 그였기에 지역구를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서대문을을 대상으로 추가공모까지 진행했음에도 경선 도전자가 없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김 후보는 “형식적인 모습보다는 진정성 있게, 보다 처절하게”라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선거운동을 진행 중이다. 그는 특히 지난 20대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작은 자전거를 타고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이날 김 후보의 선거운동은 대부분 자전거를 통해 이뤄졌다. 정오부터 시작된 자전거 유세는 오후 늦게까지 진행됐다. 유세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골목골목을 자전거로 누비면서, 점심식사도 유세 도중 인근 분식점에서 해결했다.

김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누비면 뜻밖의 사람, 잠시 잊고 있던 사람, 중요한 사람들을 모두 만나게 된다”면서 “주민과 대화를 위해 자전거를 멈추면 주민은 ‘저 사람이 내 이야기를 듣기 위해 멈췄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에 보다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유세 장면은 주민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비쳐지고 있다. 북가좌동에 거주하는 40대의 이모 씨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김 후보를 보며 “유세차량에 올라타며 소리치는 것보다, 저렇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에서 친근감이 든다”고 말했다. 홍은동에서 만난 50대의 강모 씨는 “김 후보가 자전거 타고 다니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골목에서 만나면 붙잡고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 송주범 미래통합당 후보가 7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송주범 미래통합당 후보가 7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송주범 "발로 뛰며 유권자들 만나 문재인 정부 경제 실정 알리겠다" 발로 뛰는 유세

송 후보는 유권자들을 향해 “경제가 힘들다. 먹고 살기가 힘들다. 이번 총선에서 꼭 바꿔달라”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시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제는 굉장히 안 좋았고, 이게 더 지속되면 나라가 망하지 않겠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날 지역구 내 위치한 ‘백련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경제를 살리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가 자전거로 골목을 다닌다면, 나는 직접 발로 뛰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이날 시장의 입구에 위치한 상가부터 시작해 시장 곳곳을 누비며 표심을 공략했다.   

송 후보의 또 다른 무기는 바로 ‘정두언의 후계자’라는 점이다. 서대문을은 정 전 의원이 유권자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17, 18, 19대 총선에 출마해 내리 당선된 곳이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정 전 의원이 정무부시장을 역임하며 북가좌동의 가재울 뉴타운 지구 선정에 힘을 썼던 점 등이 당선의 원인으로 꼽힌다. 

송 후보는 정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6년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2016년 정 전 의원의 정계은퇴 선언 이후 지역의 조직을 인계해 총선을 준비해 왔다. 시의원 시절을 포함하면 10여년 이상 지역을 관리해 온 셈이다.

그는 “정 전 의원이 마무리하지 못한 지역사업을 마무리 하겠다”면서 “기존의 조직표와 반란표를 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지금 추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즐거운 분위기의 김 후보와 달리 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선거운동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도 송 후보에게서 정 전 의원을 떠올리고 있다. 백련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송 후보를 보면 시장에 잔치가 있을 때마다 참석해 노래도 한곡 하면서 함께 어울리던 정두언 의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정 의원 소식을 듣고 참 안타까웠다. 송 후보가 그 뒤를 이어 잘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