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강하지 않고서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없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2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열린 경제학 콘서트에 참석해 "사업을 하는 동안 많은 나라를 다니며 느낀 것이 제조업의 중요성"이라며 "'기업가정신'을 갖춘 후배양성에 적극 힘쓰겠다"고 피력했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세계경영, 제조업, 지속투자의 중요성'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전 회장은 최근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와 함께 출간한 저서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소개를 위해 전국 대학 순회강연을 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참석, '대우 흥망과 IMF 주도 개혁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전 회장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신흥시장은 우리에게 선진국과 대등히 경쟁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줬다"면서 "이 시장에서 기득권을 가지려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조업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말 신흥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대우 성공신화'를 이뤘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더 많은 기업이 신흥시장에서 가능성을 찾고 세계경영의 꿈을 계승·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우그룹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속에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다 결국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당시 대대적으로 단행됐던 기업 구조조정이 아직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외환위기 이후 잘못된 구조조정으로 제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저성장 기로에 놓이게 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세계는 아직도 넓고 글로벌 협력의 기회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제조업을 강화해 나가면 우리는 국민소득 4만불이 넘는 선진국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기업 투자에 대한 신뢰와 정부의 균형잡힌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산업 투자는 10, 20년 앞을 내다보고 하는 장기적인 것이 많은 만큼 기업을 믿고 적극 성원해줘야 한다"면서 "정부도 산업정책을 균형있게 시행해 나가면 제조업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업가 정신을 갖춘 후배 양성에 힘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우리 세대에는 해외에 나가 사업을 하더라도 나라가 힘이 없어 갖은 수모를 겪었다"면서 "지금의 젊은이들은 미래의 주역으로 커 나가도록 도와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도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세계를 무대로 큰 활약을 펼칠텐데, 개인의 발전과 함께 나라의 발전도 마음에 담아달라. 조국이 힘이 있어야 개인의 발전도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조선대 강연에 불참했던 김 전 회장은 21일 퇴원해 이날 강연에는 올 수 있었지만, 감기 증세가 악화돼 이날 강연 도중에 퇴장했다.[미디어펜=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