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특수강 인수전이 '현대제철-세아홀딩스'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동일산업은 막판 최종 입찰서 제출을 포기했다.
23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세아홀딩스-세아특수강 컨소시엄이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각각 서류를 제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던 동일산업은 결국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동부특수강 매각작업을 주관하고 있는 산은은 오는 24일 우선인수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로 매물로 나온 동부특수강은 세아특수강에 이어 냉간압조용선재 시장에서 2위 업체다. 인수가는 3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인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사업목표를 앞세워 동부특수강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년 10월 충남 당진에 들어설 특수강 공장의 완공을 앞두고 이 곳에서 생산되는 특수강 제품을 직접 가공할 수 있는 2차 설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가져와 2차 공정라인을 확보하게 되면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특수강을 완벽하게 자체 생산해 제철부터 자동차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고 위험 요인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측은 현재 동부특수강이 보유한 약 2400억원의 부채와 고용승계 문제를 고려했을 때 다른 인수 후보에 비해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2차 가공라인을 보유하지 않았던 만큼 동부특수강에서 일하던 약 300여명을 그대로 고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세아그룹은 고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를 주축으로 동부특수강 인수를 추진해 오고 있다. 세아그룹은 동부특수강 인수 후 계열사인 세아특수강과의 합병을 통해 시장지배력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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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특수강 홈페이지 캡처 |
동부특수강과의 합병을 통해 60%가 넘는 점유율을 갖는 세아특수강은 시장지배력을 통해 선재 납품을 원하는 현대제철을 비롯한 수요처인 완성차 업체들까지 견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세아그룹은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갖는 배타적 공급구조가 경쟁이 무의미한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아특수강은 현대·기아차 매출 의존도가 전체의 50%에 달한다.
한편, 동부특수강 인수 후보군 중 세아홀딩스와 현대제철은 인수에 성공해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미디어펜=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