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오는 30일 1심 선고를 앞두고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을 선처해달라는 호소문과 탄원서가 각계각층에서 잇따르고 있다.
24일 법원과 재계에 따르면 STX그룹의 협력업체 모임인 구(舊) STX멤버스의 83개 회원사 대표들은 이날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강 전 회장을 선처해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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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덕수 前STX회장/뉴시스 |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강 전 회장이 경영권을 보장받고 협력업체에 대한 채무도 탕감받을 수 있는 법정관리를 택하는 대신 자신의 지분과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해 협력업체의 줄도산을 사전에 막아줬다”며 “강 전 회장이 평소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을 강조하고 납품대금의 조기 결제와 해외사업의 동반진출을 통해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한 점을 참작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과오는 엄격히 판단하여 벌하되, 그동안 국가경제 발전과 고용창출에 공헌한 성과를 감안해 강 전 회장과 관련 피고인들에게 최대한 선처해 주기를 재판부에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19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부장 김종호)에 옛 쌍용중공업과 STX중공업의 전·현직 임직원 등 샐러리맨, 협력업체 직원, 장학재단 장학생부터 노조 간부, 외국인직원, 미화원, 경비원 등까지 동참해 접수한 탄원서가 1000여 통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모 전 민주노총위원장은 탄원서에서 “외환위기 상황에 노사 문제까지 겹친 1999년 모두가 쌍용중공업을 버린 상태에서 당시 강덕수 상무만이 고군분투했다”고 적었다.
이모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평범한 서민들이 강 전 회장을 통해 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용기를 달라”고 했다.
또 김모 전 쌍용중공업 대구공장 노조위원장은 “강 전 회장은 다들 늦게까지 일하고 있으면 새벽에 나가 한 손 가득 치킨과 막걸리를 사왔던 사람”이라며 “다른 재벌들과 다른 만큼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업계일각에서는 기업 총수 재판에 노조 측 인사들이 동참해 탄원서를 내는 건 이례적이다고 전했다.
강 전 회장은 5월 회사 돈 557억원을 횡령하고 계열사 자금 2841억원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하는 한편 2조3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 수감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14일 결심공판에서는 징역 10년이 구형됐다.[미디어펜=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