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의 조화, 내면과 외면의 조화의 가치 주는 아시안 뷰티가 세계 뷰티 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서경배(사진)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중국 상해 가정구 마륙진에서 열린 '상하이 뷰티 사업장' 준공 기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 회장은 "오늘 이 자리가 또 하나의 글로벌 사업장의 준공이라는 의미를 넘어 아모레퍼시픽이 2020년 원대한 기업으로 나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급속하게 성장하는 뷰티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인 수준의 뷰티 사업장 준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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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뉴시스 |
아모레퍼시픽은 1992년 중국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에 진출했다. 1994년 선양 공장과 2002년 상하이 공장 준공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1700억원을 들여 기존 공장의 10배 규모의 상해 신공장을 오픈했다.
서 회장은 이러한 성장에 머물지 않고 중국을 넘어 아세안, 인도, 미국, 캐나다, 남아메리카, 브라질 등 세계 시장을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해외에서 근무하는 인재 육성 과정으로 '혜초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는 "아세안 지역의 시장이 중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인도 시장 역시 많은 수의 고객이 있기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면서 "올해부터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한국과 FTA를 맺은 많은 남아메리카 국가들, 브라질과 같은 훌륭한 시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서양 기업과 달리 '동양의 지혜'와 '동양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는 콘셉트의 '아시안 뷰티'를 앞세워 아모레퍼시픽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나갈 계획임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추구해나가는 것은 소비자 선택을 넓히고 행복을 넓혀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설화수가 바로 그러한 브랜드로서 동양 사람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 앞으로도 다른 것을 원하는 서양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에서도 스킨케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못할 이유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유럽 시장의 성장은 사실상 없다"면서 "현재 화장품의 핵심이 되는 가처분 소득 시장과 소비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고민을 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그동안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과 브랜도 인지도 향상을 위해 홍콩과 상해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00년대 상해에 처음 발을 내 딛었을 때 무명 기업이었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브랜드를 올리기 위해 '라네즈' 한 브랜드만 가지고 중국에서 인지도를 높였다"면서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보내서 교류하기도 하고, 중국 사람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 가장 성장률이 높지만 중국 로컬 기업 역시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도 털어놨다.
서 회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로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40%였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55%까지 갈 것 같다"면서 "상하이 뷰티 사업장이 생산 시설 키운 것도 있지만 연구하고 혁신할 수 있는 사람들과 공간 늘려나가는 것, 물류의 대응력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서 회장은 한국과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품질이 '절대 품질'이 될 수 있도록 상하이 뷰티 사업장을 한국에서 만든 것과 똑같은 규격의 공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원료와 같은 설비와 같은 공정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어느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하느냐'가 중요하기보다는 '어떤 브랜드가 제품을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 회장은 "이미 중국에 진출한 5개 브랜드 중 2~3개는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그 이유 때문에 중국 고객들이 싫어하지 않는다"면서 "프랑스 기업과 일본 기업들도 다 여기서 생산해서 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 회장은 최근 빠르게 치솟고 있는 주가와 관련해 액면 분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주가가 3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주식시장에서 높게 평가해줘서 감사하다"며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부응하고, 지속가능한 내실 있는 회사로 성장하도록 역점두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