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10년 남짓의 생을 사는 동안 사람 곁에서 삶의 위안을 주는 존재 반려견. 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가족일까? '시리즈M'에서는 반려견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 나의 하루는 너의 일주일

사람보다 5~6배 빠른 시간을 사는 반려견은 눈 깜짝할 사이에 주인의 나이를 뛰어넘는다.

여홍섭 씨는 12년 전 가게 손님에게 대박이(시베리아 허스키, 13세)를 선물로 받았다. 사람 나이로 칠순 어르신이 된 대박이는 작년 11월 상악 골육종이라는 암 진단을 받았다. 너무 커져버린 종양 때문에 수술도 쉽지 않은 상황. 밥이라도 잘 먹이고 싶은데 이제 아예 먹지를 못 하는 대박이. 여홍섭 씨가 가장 두려운 건 대박이가 없는 일상과 마주하는 일이다. 대박이를 위해 여홍섭 씨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꽃가게를 하는 이수민 씨의 옆자리엔 항상 마루(코카스패니얼, 17세)가 누워있다. 수민 씨의 손은 꽃을 만졌고, 눈은 마루에게 향했다. 노화로 눈과 귀가 멀어 혼자 대소변 보는 일도 어려운 마루를 5분마다 들여다봐야 한다. 2년 전 갑자기 쓰러진 마루는 신부전을 비롯한 합병증 진단을 받았고, 손쓸 방법이 없어 안락사 권유까지 받았다. 

스물넷에 독립해 마흔이 되기까지, 이수민 씨의 모든 과정 속에서 삶의 큰 위로가 되어준 마루. 이수민 씨는 자식처럼 소중한 마루를 포기할 수 없었다. 6개월간 많은 병원을 찾아다니며 마루에게 맞는 약들을 찾았다. 그렇게 하루에 먹는 약만 여섯 가지. 이 약들을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먹여야 해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수민 씨의 핸드폰 알람은 계속해서 울린다. 이수민 씨는 마루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 사진=MBC '시리즈M'


 사랑해 그리고 기억할게 – 펫로스(Petloss)

나이에 비해 건강한 편이었던 노견 웅이(코카스패니얼, 17세)는 올해 초,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췌장과 간에 크게 변형이 왔고, 끝내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이별 통보에 가족은 큰 슬픔에 빠졌다. 하루의 끝에서 언제나 웃어줬던 웅이. 가족은 웅이의 마지막 순간까지 곁에 있어 주기로 했다. 집으로 데려온 웅이는 때때로 숨소리가 거칠어지는가 하면 발버둥 치기도 했다.

가족은 밤새 웅이 곁을 지켰다. 깜빡 잠이든 사이, 옅었던 웅이의 숨소리가 멈췄다. 가만히 눈을 감은 웅이에게 가족은 끊임없이 미안함과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작별 인사를 위한 장례식에서 웅이의 몸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염습이 진행됐고, 염습 후에는 고운 수의를 입혔다. 마지막으로 웅이에게 인사를 건네며 관에는 좋아하던 간식도 넣어주었다. 웅이가 한 줌의 재로 변하는 순간 가족들은 오열했다. 사랑하는 반려견을 떠나보내는 가슴 먹먹한 이별의 순간...

반려견과의 이별을 후회로만 보내지 않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별의 과정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 오늘(30일) 오후 10시 5분 MBC '시리즈M'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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