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SK 와이번스에 4-0 완승을 거둔 10일 사직구장. 개막 5연승을 달리며 단독 1위로 올라선 롯데 선수들은 마운드 주변에 모여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홈 관중들의 함성은 없었다. '무관중'으로 시즌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도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는 지난 5일 개막했고, 첫 주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개막 첫 주, 최고 화제의 팀은 단연 롯데였다. 롯데는 kt 위즈와 수원 원정 개막 3연전을 스윕했고, 주말 SK 와이번스와 홈 개막 2연전(9일 경기는 우천취소)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 10일 SK전 승리로 개막 5연승을 달린 롯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지만 이날도 사직구장은 무관중(아래 사진)이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꼴찌로 추락한 무기력한 롯데는 없었다. 5연승을 거두는 동안 투타 모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팽팽한 경기에서 승기를 잡는 힘도 있었고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끈기도 있었다. 

새 외국인 선수 스트레일리와 마차도의 투타 활약은 큰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두 차례 선발 등판한 스트레일리는 평균자책점 1.42(12⅔이닝 2실점)의 안정된 피칭으로 뉴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특히 10일 SK전에서는 7이닝동안 삼진을 무려 11개나 잡아내며 무실점 역투해 확시할 눈도장을 찍었다. 마차도는 장타력이 약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홈런을 3방(전체 공동1위)이나 때리며 공수에서 5연승의 실질적 주역이 됐다.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 등 기존 선수들의 분발도 든든했다. FA 영입한 안치홍(타율 0.150)과 간판타자 이대호(타율 0.250)의 타격이 기대에 못미치긴 했지만 둘 다 홈런포를 신고하며 앞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초보 사령탑 허문회 감독의 차분하면서도 맥을 짚는 경기 운영까지 빛을 발하며 롯데는 시즌 초반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조용한 사직구장이었다. 원정 개막 3연전에서 연승을 거두고 홈 개막전(8일)에서는 극적인 연장 끝내기 역전승을 거둔 롯데다. 9일 경기가 우천취소됐지만 하루 휴식 후에도 연승 기세를 이어가 또 이겼다.

만약 코로나19 사태 없이 정상적으로 관중이 입장했다면, 지난 주말 사직구장은 충분히 만원관중을 이뤘을 것이다. 달라진 롯데를 보려고,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을 보려고 많은 팬들의 발길이 사직구장으로 향했을 것이다.

롯데의 훈풍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개막 첫 주 행보로 볼 때 지난해보다 전력이 상승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팬들의 응원열기가 더해지면 금상첨화일 터. KBO는 일단 '무관중' 개막을 한 후 코로나19 사태를 살펴가며 관중 입장을 조금씩 늘려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할 수준이어서 아쉽게도 '사직 노래방' 개장은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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