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화물, 일본·중국 등 일부 노선서 물동량↑…'선방'
제주항공, 657억원 영업손실 기록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각각 2400억원 가량 영업손실 전망
증권가 "업황 회복, 상당한 시간 걸릴 것"
   
▲ 국내 항공사 로고./사진=각 사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송량이 전년 대비 대폭 줄어 항공업계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했다. 화물 수송량은 일부 노선에서 늘어 전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아직까지도 전 세계 상당 국가들이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있어 생존 자체가 업계 최우선 목표가 됐다는 분석이다.

   
▲ 인천국제공항 여객수송실적 추이./그래프=하나투자증권


12일 항공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4월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97.3%나 급감한 15만4000명으로 해외 교민의 입국을 제외하면 거의 수요가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선별로는 △동북아시아(-99.4%) △일본(-99.2%) △중국(-98.8%) △유럽(97.2%) △동남아시아(-97.0%) △대양주(-96.2%) △중동(-92.4%) △미주(-89.2%) 등 노선 구분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전 노선의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국적기들./사진=연합뉴스


현재 제주항공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LCC들은 현재 186개국의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는 탓에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때문에 5월 국제선 수요는 4월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단거리 노선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6월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 중심으로 일부 국제선 운항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중국을 빼면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져 나가고 있어 여객 수요 회복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증권가 설명이다.

   
▲ 인천국제공항 화물수송실적 추이./그래프=하나투자증권


화물 수송부문은 선전하는 분위기다. 인천공항 4월 화물 수송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9% 가량 줄었으나, 여객만큼이나 심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중국 노선에서는 11.2%, 일본 노선에서는 4.4% 물동량이 성장하는 등 상당히 선방했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운항이 중지됨에 따라 항공 화물 공급량의 40%를 차지하던 여객기 내 화물 적재 공간(belly space)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형국"이라며 "당분간 화물 운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한항공 카고기에서 지상조업사 관계자가 하역하는 모습./사진=한진그룹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국제선 일부 노선 운항을 다시 시작해 화물 공급량 확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항공업계 1분기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 국내 항공업계에서 가장 먼저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이 회사는 2292억3400만원의 매출을 냈으나 657억2600만원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1014억500만원으로 더욱 심각하다.

업계 맏형인 대한항공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1분기 실적을 공표할 예정이나 2400억원 가량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2333억원·진에어 487억원·티웨이항공 378억원 영업손실이 점쳐진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온전한 업황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에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더라도 각 국가들의 입국제한 조치가 보수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