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연매출만 800억원
이달 1일 항암제 부서에서 '사업부문'으로 승격
개량신약, 글로벌 제품 도입, 연구·개발에 주력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보령제약이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사업 부문을 별도로 승격하는 등 항암제 전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다각도에서 힘을 쏟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전문의약품 부문의 하위 부서에 속했던 '항암제(ONCO)본부'를 이달 1일부터 'ONCO 부문'으로 승격시켰다. 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문성을 키워 도입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보령제약의 주력 항암제 품목인 젬자(젬시타빈염산염), 옥살리틴(옥살리플라틴), 제넥솔(파클리탁셀), 젤로다(카페시타빈) 등의 연간 매출은 총 800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항암제 매출을 1000억원대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 보령제약 본사 전경./사진=보령제약


보령제약은 항암제 전문 회사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표적 항암 물질 'BR2002'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2016년 한국화학연구원 기술이전 받은 BR2002는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 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다.

해당 물질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1상을 승인받아 지난달 20일부터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회사는 향후 적응증을 혈액암에서 고형암으로 확대하고 임상 완료 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항암제 사업 부문 승격은 앞으로 더욱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의지"라며 "연구개발 역량을 늘려 자체 개발 항암제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여 항암제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한 역량을 꾸준히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량신약 개발, 글로벌 제품에 대한 판권을 획득하는 방법 등으로 포트폴리오도 강화 중이다. 

보령제약은 올해 3분기 세포분열을 중단시켜 암 세포를 죽이는 1세대 항암제 '도세탁셀' 개량신약을 선보인다. 도세탁셀은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아벤티스'의 오리지널 품목으로 보령제약이 출시할 개량 신약은 비알코올성이라는 게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리지널 약품은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복용 시 술을 먹은 것 같은 불편한 부분이 발생했는데 이를 제외해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며 "출시 계획에 차질 없이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령제약 관계사 바이젠셀은 혈액암의 일종인 NK·T세포 림프종 면역항암제 'VT-EBV-201'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고 현재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NK·T세포 림프종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2년 이내 재발률이 75%에 이르는 독한 암이다. 재발됐을 때는 치료법이 없어 상당수가 사망한다. 이 때문에 개발 단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염산염)'에 대한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젬자의 국내 판권과 허가권을 인수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항암제 국내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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