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눈높이에 맞지 않는 디자인, 카피 논란에 자주 시달려...창의성과 독창성 디자인으로 표출
   
▲ 롯데온 앱./사진=롯데온 앱 캡처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달 28일 롯데가 의욕적으로 선보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은 출범 초기부터 아쉬움을 남겼다. 쿠팡과 SSG닷컴 등과 경쟁할 것이라는 기대는 앱을 열자마자 향후 행보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시스템상의 불안정성은 둘째 치더라도 디자인이 너무나 아니었다. 기존 롯데닷컴과 달라진 게 뭔지 모르겠다. 롯데온은 2년 동안 상부에 보고만 하다 끝난 느낌이다.

'유통의 넷플릭스'를 지향한다더니 동영상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롯데는 소비자의 눈높이 수준을 고작 이 정도로 보고 있나 싶을 정도였다. 롯데온을 좀 살펴보다가 앱을 닫았다. 결제단계까지 갈 정도로 사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았다.

롯데는 왜 이렇게 소비자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줄까.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롯데는 왜 부응하지 못하는 걸까. 

배달의민족이나 마켓컬리의 성공 배경 중 하나는 '비주얼'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퀄리티 높은 제품 사진과 동영상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자장면 동영상만 보더라도 주문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비주얼 말이다. 

생각해보면 재계 5위 롯데그룹은 '디자인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많은 기업은 아주 오래전부터 유행처럼 '디자인 경영'을 내세웠던 것과 상반된다. 

그룹 계열사가 워낙 많은 탓도 있겠지만, 롯데는 '디자인'에 큰 투자를 하지 않은 기업 같다. 계열사마다 디자인하니 일관성과 체계성도 떨어진다. 일관성이 떨어지는데 독창성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롯데 계열사들의 제품 중 카피 논란에 휘말린 경우는 많다. 프랑스 생수 브랜드 에비앙의 핑크색을 교묘히 적용한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일본의 막대 과자 '포키'를 카피했다는 논란에 자주 거론되는 롯데제과의 '빼빼로' 등 롯데 제품들은 카피 논란에 자주 오르내린다. 

그렇다고 롯데에 선도적이거나 창의적인 제품이 많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 

왜 롯데에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할까를 고민해보면, '디자인 경영'의 부족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롯데가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의 논란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뻗어 나가려면 '디자인 경영'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그룹 디자인을 총괄하는 '디자인센터'가 필요하다고 본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보통신 같은 B2B(기업 간 거래) 계열사도 많지만,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소비자 접점에 있는 계열사들이 대부분이다.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보이려고만 하는 게 아니다. 창의성과 독창성이 디자인으로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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