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구입비 약 1조6000억원 절감…전년비 17.6%↓
전기판매수익, 0.9%↓…14조3044억원 기록
전력 공급 필요 운영비, 전년비 4000억원 늘어↑
배출권 가격 상승 탓 온실가스 배출비용 1000억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저유가 덕분에 올해 1분기 43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15일 한국전력은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430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629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년 동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 기간 매출액은 15조931억원으로 전년비 1.0%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536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연료가격이 하락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연료비가 4조1391억원으로 전년비 17.6% 줄었다"며 "구입전력비는 13.0% 감소한 4조8195억원"이라고 말했다. 전체 비용 중 연료·구입비에서 약 1조6000억원을 절감한 셈이다.

한편 전기판매수익은 0.9% 줄어든 14조304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력판매량이 1.8% 하락한 것이 원인이다. 겨울철 난방 수요가 예년 대비 많지 않았으며, 코로나19 확산 여파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계약종별 전기판매량 증감률을 따져보면 주택용(3.7%)을 뺀 △산업용(-2.3%) △일반용(-1.5%) △교육용(-11.0%) △주택용(-0.4%)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석탄이용률은 60.4%로, 전년비 12.1%포인트(p)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정부 당국의 미세먼지 감축 정책에 따라 일부 화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췄거나 출력을 제한한 것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발생한 비용은 6115억원이었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뤄졌던 감축 기간의 총비용은 8134억원이라는 계산이다. 이 기간 동안 원전 이용률 또한 73.8%로 2%p가량 낮아졌다.

전력 공급 필요 운영비는 전년 보다 약 4000억원 늘어났다. 우선 감가상각비·수선유지비가 각각 2조4342억원, 5459억원으로 5.8%, 31.1% 오름세를 보였다. 아울러 신고리 원전 4호기 준공으로 발전 부문 상각비가 약 1000억원, 변전소 건설·지중화 공사 등 송배전 부문 상각비도 1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 외에도 원전 계획정비·월성 3호기 긴급 복구 등 수선비로 1000억원이 투입됐다.

덧붙여 배출권 시장가 상승 탓에 온실가스 배출비용이 1000억원 가량 추가되기도 했다. 지난 3월 기준 t당 배출권 가격은 4만1000원, 지난해 말과 비교 시 3000원 오른 값이다.

한전 관계자는 "저유가 수준이 지속되면 경영 환경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코로나19 사태·산유국 간 증산 경쟁 등으로 환율·유가가 요동 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경영 여건 상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경영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재무구조 개선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전기요금 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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