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개막 초반 가장 핫한 팀으로 떠올랐던 롯데 자이언츠가 잇따른 악재로 첫 고비를 맞았다.

롯데는 17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 대전 원정 3차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5로 졌다. 0-4로 뒤지던 경기를 홈런 3방(5회 마차도 솔로, 8회 전준우 투런, 9회 한동희 솔로)으로 따라붙어 연장 승부를 벌였으나 아쉽게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단순한 1패가 아니었다. 이날 경기는 롯데에게 뼈아픈 장면이 잇따랐다.

마운드의 신예 기대주 이승헌이 아찔한 부상을 당한 것이 선수단 분위기를 무겁게 가라앉혔다. 외국인 투수 샘슨의 자가격리로 인한 선발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승헌은 이날 프로 데뷔 두 번째 등판에서 선발 중책을 맡았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넘긴 이승헌은 3회말 실책과 볼넷으로 1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정진호가 친 강한 타구를 피하지 못하고 머리를 강타 당해 쓰러졌다.

그라운드에 응급차에 들어와 병원으로 후송된 이승헌은 두부의 미세골절과 출혈 소견을 받았다. 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머리쪽 부상이라 많은 걱정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승헌이 부상당해 갑작스럽게 구원 등판했던 송승준이 위기를 막지 못해 3회말에만 3점을 내준 롯데는 4회말 추가 1실점해 0-4로 뒤졌다. 동료의 부상을 지켜본 롯데 선수들은 이후 분발해 동점까지는 추격했지만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 사진=SBS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끝내기 패배를 당한 장면도 롯데에겐 아쉬움으로 남았다. 10회 등판해 3자범퇴 이닝을 만든 8번째 투수 김대우가 11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정진호 타석 때 보크를 범했다. 변칙적인 투구 폼이 보크 판정을 받아 허망하게 경기를 내줬다. 통산 7번째 끝내기 보크였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해 타석과 마운드를 오갔던 김대우는 이날이 투수로서 1군 경기 13번째 등판이었다. 마운드에서의 경험 부족이 긴장된 상황에서 보크로 연결된 셈이다.

개막 첫 주 5연승을 내달리며 지난해 꼴찌팀의 무기력했던 모습을 날려버렸던 롯데는 2주차인 지난주에는 두산, 한화를 만나 각각 1승 2패로 밀렸다. 7승 4패로 공동 2위에 자리해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승헌의 부상과 끝내기 보크는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승헌은 롯데 마운드의 중요한 미래 자원이기에 부상이 심하지 않고 빨리 회복하기를 선수단이나 팬들은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초반 연승 상승세가 한풀 꺾인데다 선발 한 자리 공백의 부담까지 안고 있는 롯데는 이번주 KIA와 원정, 키움과 홈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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