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에 실패한데 이어 포스코특수강 인수마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그룹의 후계자인 이태성 상무(세아홀딩스 전략기획본부장)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29일 재계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14일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본계약을 목전에 놓고 포스코특수강 노조가 매각에 반발하면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안으로 매각이 어렵다는 관측과 아예 무산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세아그룹은 이번에 세아베스틸와 포스코특수강이 M&A되면 기존 연산 300만톤의 탄소합금강 생산능력에다 100만톤의 스테인리스·특수강을 합쳐 연산 400만톤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기업을 보유하게 된다.
또한 자회사인 세아베스틸은 상·하공정 연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물론 고가 수입재의 국산화, 다양한 특수강 제품군의 일괄 공급 등 고객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그러나 최근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세아그룹 매각을 반대하는 포스코특수강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구성되면서 매각 절차가 쉽사리 진행되지 않고다.
비대위는 포스코특수강이 세아그룹에 인수될 경우 많은 인력이 고용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인수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5년간 전 직원 고용승계와 전 직원에게 매각 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매각이 불가피하더라도 비대위의 요구조건에 대한 합의가 선결되지 않는한 공장실사를 결사 저지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이에대해 세아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부터 인수와 관련해 회계자문사 및 법무자문사를 통해 데이터 실사를 하고 있다"며 "데이터 실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현장실사를 준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우려하고 있는 고용문제 및 처우 문제는 단계별로 포스코와의 협의를 통해 책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입장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월 MOU체결 당시 양 그룹은 지방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답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상호 공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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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아그룹 홈페이지 캡처 |
그러나 최근 매각 전 애초 거론됐던 포스코특수강의 기업공개(IPO)를 염두해 두고 있다. 지난 23일 포스코 IR 현장에서 한 임원이 매각에 실패할 경우 상장을 통해 현금성자산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속내를 내비췄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세아그룹으로서 '산 넘어 산'이다. 작년 3월 이운형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태성 상무가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미디어펜=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