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격차는 확대, 소비성향 최저…통계청장 "외환위기와 비교해도 이례적"
   
▲ 통계청 로고 [사진=통계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 중 가계의 소비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급감했다.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의 비중)도 역대 최저로 떨어졌고, 소득격차는 확대됐다.

통계청이 21일 내놓은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당 명목 소비지출은 월평균 287만 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감소, 감소폭이 지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의류·신발(-28.0%), 교육(-26.3%), 오락·문화(-25.6%) 등에 대한 소비지출이 급격히 줄었다.

허리띠를 가장 크게 졸라맨 것은 저소득층으로, 1분위 가계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148만 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0% 줄었다. 

이 역시 2003년 통계 집계 후 역대 최대폭 감소인 반면, 5분위 가계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468만 6000원으로, 1년 전보다 3.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국 가구의 실질 소비지출은 7.0% 줄어 감소폭이 더 컸고, 가구당 비소비지출도 월평균 106만 7000원으로 1.7% 감소했다.

가계소득에서 세금, 사회보장분담금 등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금액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월평균 429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5.1% 증가했으나,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의 비중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67.1%로 2003년 이후 최저치였다.

1분기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역대 최저치인 67.1%로 떨어져, 1년 전보다 역시 역대 최대폭인 7.9%포인트 급락했다.

더욱이 1분위 가구의 소득은 1년 전 대비 그대로였던 반면 5분위 가구의 소득은 전 분위 중 가장 크게 늘어, 가계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1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49만 8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제자리걸음을 했으나, 5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천115만 8000원으로 1년 전보다 6.3% 늘었다. 

명목소득 증가율은 2분위(소득하위 40%·0.7%), 3분위(소득하위 60% ·1.5%), 4분위(소득하위 80%·3.7%) 등으로 저소득일수록 낮았다.

저소득 가구는 근로소득이, 고소득  가구는 사업소득이 각각 줄었다.

1∼3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1년 전보다 -3.3%, -2.5%, -4.2%씩 각각 줄었는데, 1∼3분위 근로소득이 모두 감소한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이와 대조적으로 4∼5분위 가구는 사업소득이 -12.3%, -1.3% 각각 감소했다.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5.41배로 1년 전(5.18배)보다 0.23배 포인트(p) 상승했는데, 1분기 기준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1년 만에 다시 상승세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분위 계층의 평균소득을 1분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며, 가구별 가구원 수를 고려해 계산하고,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본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비교적 분명하다. 음식·숙박, 교육비 항목지출이 굉장히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소비지출에 우선적으로 반영됐다"면서 "이는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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