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문가 "대미 압박 메시지" 미사일 개발 의도 분석도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외교가와 대북 전문가들이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에 주목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신형 무기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24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지도하시었다"며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다만 통신 보도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 2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22일만에 모습을 드러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를 주재했다. 일부 국내 전문가들은 회의에서 등장한 '핵전쟁 억제력 강화' 표현에 주목하며 대미 압박 메시지와 미사일 개발 의도 가능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외교가와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22일만에 등장했다는 점과 주재 회의에서 '핵 억제력 강화'라는 표현이 나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핵 억제력 강화라는 표현이 2년만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며 "행동예고보다는 대미압박 메시지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의 전략무력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포함되지만, 아직은 신종 4종 세트의 실전배치에 무게 중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작년 연말에 북한이 '새로운 전략 무기를 머지않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 억지력 강화'와 관련해 장거리 미사일 성능 향상과 함께 핵무기 또는 미사일 은닉 기술 개발에 의도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외교부도 '핵전쟁 억제력' 표현이 미국에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예의주시하는 눈치다. 다만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의지 표명을 한 것은 맞더라도 '핵무기 개발'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관계자는 "북한 핵 억지력의 대상을 미국인 것은 사실이지만 핵무기 개발에 새롭게 박차를 가한다는 의미보다는 기존 무기 개발 일정에 따라 나온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논의 사항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관련 분서에서 분석 중이다. 지금 상황에서 말해드릴 내용은 여기까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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